점심 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카페 대신 편의점 스무디 기계 앞에 서기 시작했다. 냉동 과일이 담긴 컵을 전용 기계에 올리면 약 1분 뒤 스무디가 완성된다.
반응도 빠르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3월 선보인 즉석 스무디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넘어섰다. 전국 300여개 점포에서만 판매한 결과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의 즉석 음료가 원두커피를 넘어 과일 스무디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CU와 GS25도 판매량이 늘자 전용 기기를 설치한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즉석 스무디의 강세가 두드러진 곳은 직장인과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이다.
세븐일레븐이 3월11일부터 8월9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매출 비중이 20%로 가장 높았다. 오후 2~4시가 17%로 뒤를 이었다.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발생한 매출이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상권별로도 오피스상권 매출 비중이 20%로 가장 높았다. 명동과 광화문, 속초, 부산, 제주 등 관광지에서도 판매가 많았다. 주요 관광지 점포 80여곳의 외국인 매출을 분석한 결과 즉석 스무디는 인기 상품 상위 5개에 들었다.
세븐일레븐은 가을에도 판매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말차와 ABC 스무디를 추가했다. ABC 스무디는 사과와 비트, 당근을 섞은 제품이다.
편의점 스무디가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간단한 제조 방식도 있다.
미리 급속 냉동한 과일을 컵에 담아 판매하고 소비자가 직접 전용 기계에 올리는 방식이다. 매장에서 과일을 따로 손질하거나 계량해 블렌더에 넣을 필요가 없다.
CU의 리얼 스무디 역시 냉동 컵과일을 전용 기기에 올리면 약 1분 만에 완성된다. CU는 자동 세척 기능을 갖춘 기기를 도입해 매장 운영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세븐일레븐 기기도 상품에 따라 믹싱 시간과 회전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사용한 회전 칼날을 자동 세척한다.
카페처럼 주문을 받은 뒤 직원이 과일과 얼음 등을 직접 계량해 음료를 만드는 구조와 차이가 있다. 소비자는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편의점은 기존 점포 공간을 활용해 즉석 음료를 추가할 수 있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판매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CU가 2025년 6월 도입한 리얼 스무디의 올해 6~7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8% 증가했다. 지난 7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50만잔을 넘어섰다. CU는 당시 전국 300여곳이던 운영 점포를 연말까지 500여곳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GS25는 국내 편의점 가운데 가장 먼저 즉석 생과일 스무디를 시험했다. 2024년 12월 직영점에 도입한 뒤 판매 점포를 확대했다.
초기 판매 데이터에서도 수요가 확인됐다. GS25가 2025년 6월23일부터 7월6일까지 스무디 운영점 20여곳을 분석한 결과 점포당 하루 평균 25.5잔이 팔렸다.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점포에서는 하루 최대 234잔이 나갔다.
당시 운영 점포 기준 스무디는 카페25 아메리카노와 컵얼음에 이어 담배를 제외한 전체 상품 판매량 3위에 올랐다. 구매 고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은 69.5%였다. 구매자의 40%는 치킨25와 카페25 아메리카노, 감동란 등 다른 상품도 함께 샀다.
판매가 늘면서 편의점 3사는 스무디 기기 설치 점포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CU는 연말까지 운영점을 500여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7월 200여곳이던 스무디 운영점을 연내 3배가량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운영점은 300여곳까지 늘었다. GS25 역시 올해 운영 점포를 300곳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관건은 여름 이후다.
차가운 과일 음료 특성상 기온이 떨어지는 가을과 겨울에도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남아 있다. 업체들이 말차와 ABC 스무디, 아사이베리 등으로 메뉴를 늘리는 것도 계절 영향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다.
편의점에서 바로 만들어 먹는 음료가 원두커피에 이어 스무디까지 넓어지고 있다. 출시 반년 만에 100만개가 팔린 제품이 나오면서 즉석 스무디는 편의점업계의 새 먹거리 경쟁 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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