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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대면 잔다더니…오후 2시 커피 한 잔, 밤잠 45분 줄었다 [내 몸의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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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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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분석, 카페인 섭취 시 ‘총수면시간’ 평균 45분 단축
커피 한 잔(107mg) 기준 최소 취침 8.8시간 전 섭취 권고
고용량 400mg, 취침 12시간 전에 마셔도 깊은 수면 방해

밤 11시에 잠든다면 오후 2시 12분에 마신 커피도 그날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학술지 ‘수면의학리뷰(Sleep Medicine Reviews)’에 실린 24개 연구의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결과다.

 

◆카페인이 잠을 방해하는 이유

 

카페인은 졸음을 일으키는 물질인 아데노신의 작용을 막는다. 피로를 없애는 게 아닌 뇌가 졸음 신호를 받지 못하게 일시적으로 차단한다.

 

늦은 시간 책상 위의 커피 한 잔. 카페인은 섭취 시간과 양에 따라 밤잠의 질과 깊은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pexels
늦은 시간 책상 위의 커피 한 잔. 카페인은 섭취 시간과 양에 따라 밤잠의 질과 깊은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pexels

호주 가톨릭대 연구진이 이끈 이 메타분석에서 카페인을 섭취하면 총수면시간이 평균 45분 줄었다. 수면효율은 7%p 낮아졌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수면잠복기)은 평균 9분, 잠든 뒤 깨어 있는 시간은 평균 12분 늘었다.

 

연구진은 카페인 107mg이 든 250mL 커피를 기준으로, 총수면시간 감소를 피하려면 취침 최소 8.8시간 전에 마셔야 한다고 추산했다. 밤 11시에 자면 오후 2시 12분까지다.

 

◆같은 커피에도 반응은 달랐다

 

반응이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분해 속도다. 카페인 대사의 95% 이상은 간의 CYP1A2 효소가 맡는다. 건강한 성인의 카페인 반감기(몸속 카페인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는 평균 4~5시간이다. 연구에 따라 2~10시간까지 보고돼 개인차가 크다.

 

유전자도 영향을 준다. ‘중개의학저널(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린 체계적 문헌고찰은 26개 연구, 185만1428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CYP1A2·AHR·ADORA2A 등 여러 유전자 변이가 평소 카페인 섭취량이나 대사와 연관됐다.

 

뇌의 카페인 민감도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뉴트리션 리뷰스(Nutrition Reviews)’에 실린 22개 연구 분석은 ADORA2A 유전자 변이가 카페인 섭취 뒤 불안이나 수면장애의 개인차와 관련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유전자만으로 카페인에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평소 커피를 얼마나 마시는지, 담배를 피우는지, 어떤 약을 복용하는지에 따라서도 카페인 반응과 체내 잔류 시간이 달라진다.

 

◆금연하면 카페인 분해 느려져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카페인을 빨리 분해하는 경향이 있다. 담배 연기 속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가 CYP1A2 활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니코틴 자체보다 담배가 탈 때 나오는 연소 생성물의 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금연하면 이 효과가 사라진다. ‘Clinical Pharmacology & Therapeutics’에 실린 연구는 금연 후 시간이 지나면서 CYP1A2 활성이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했고, 카페인 청소율이 줄어든다는 결과를 얻었다. 금연 후에는 같은 양의 커피도 몸에 더 오래 남을 수 있다.

 

금연이 곧바로 불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금연 뒤 평소 마시던 커피가 유독 강하게 느껴지거나 잠을 설친다면 섭취량과 마시는 시간을 점검해 보는 게 좋다.

 

◆100mg은 차이 없고, 400mg은 12시간 전에도 영향

 

카페인은 마신 시각뿐 아니라 한 번에 마신 양도 중요하다. ‘SLEEP’ 2025년 4월호에 실린 무작위 교차시험은 평소 하루 카페인 섭취량이 300mg 미만인 남성들에게 카페인 100mg과 400mg을 각각 취침 12시간·8시간·4시간 전에 먹게 했다. 100mg은 세 시간대 모두 위약과 비교해 객관적·주관적 수면 지표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400mg은 달랐다. 깊은 수면(N3)이 취침 12시간 전 섭취 시 평균 20.6분, 8시간 전 15.3분, 4시간 전 29.7분 줄었다. 취침 8시간 이내에 먹으면 잠든 뒤 깨어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등 수면 분절도 뚜렷했다.

 

본인이 느끼는 수면과 실제 측정 결과는 다를 수 있다. 취침 4·8시간 전에 400mg을 먹은 참가자는 잠든 뒤 깨어 있는 시간이 객관적으로 유의하게 늘었지만, 이를 뚜렷이 인식하지 못했다.

 

오후 2시쯤 마신 커피 한 잔도 밤 수면시간을 줄일 수 있다. 카페인 섭취량이 많을수록 깊은 수면 감소 폭도 커질 수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오후 2시쯤 마신 커피 한 잔도 밤 수면시간을 줄일 수 있다. 카페인 섭취량이 많을수록 깊은 수면 감소 폭도 커질 수 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연구진은 섭취 시점이 취침 시간에서 멀수록 스스로 수면 방해를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커피를 언제부터 끊어야 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오후 2시 이후에는 누구나 커피를 마시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평소 커피를 마셔도 잘 잔다고 생각한다면 잠드는 속도만 보지 말고, 새벽에 자주 깨는지, 아침에 개운한지, 커피를 줄이면 수면이 달라지는지도 확인해 보는 게 좋다.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거나 최근 담배를 끊었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남들이 하루 몇 잔을 마시는지보다 내가 커피를 마신 뒤 잘 자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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