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예금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증시로 이동했던 머니무브가 다시 이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최근 예금 증가의 주체는 가계가 아닌 기업인 만큼 개인투자자의 증시 이탈과는 구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KB증권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예금 증가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 KB증권 리서치본부는 “상반기 한국에서 예금이 크게 늘었다”며 “이란 전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시점과 맞물리며 가계의 증시 이탈 신호라는 인식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예금과 광의통화(M2)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그 중 상당 부분, 사실상 거의 대부분은 일반기업이 견인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광의통화를 의미하는 M2는 경제 전체의 단기 현금성 자산을 뜻하는데 예금 뿐만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 금융채 등이 포함되어 경제 전체의 유동성을 파악하기에 용이한 지표다. KB증권 리서치본부는 M2의 증가는 가계보다 기업이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M2의 증가는 비금융기업이 주도한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증가 기여는 크게 약해졌다”며 “수출 호조로 기업의 자금잉여가 확대되고 순자금운용도 지난 200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잉여현금이 급증한 것도 기업 전반의 현금성 자산 증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선 잉여현금흐름(FCF)는 올해 상반기 188조원을 기록했는데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24년 연간 35조원에서 지난해 연간 64조원으로 급증했다”며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남에 따라 1년 이내의 단기 자금운용 목적의 금융자산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예금 증가를 가계가 아닌 삼전닉스와 같은 기업이 견인한 만큼 이를 증시 이탈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기업 이익 증가 속 비금융법인의 자금잉여가 확대된 반면 가계 예금은 감소했다”며 “따라서 상반기 전체 예금 증가를 가계가 주식을 팔고 이동한 결과로 해석하는 것은 오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금리가 상승한 만큼 추후 주식투자에서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는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가계의 주식 비중은 지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인 28.8% 상승했다”며 “다만 예금금리 상승과 함께 가계 자금의 무게중심이 주식 투자 확대에서 예금 재축적으로 점차 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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