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유기동물 지원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사료나 후원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호텔의 공간, 수의료와 훈련 인력, 펫푸드 제품, 가전제품까지 각 기업이 가진 자원을 유기동물 보호와 입양 과정에 직접 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소노트리니티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 소노펫클럽앤리조트가 대표적이다.
소노펫클럽앤리조트는 지난해 7월부터 소노수의재단, 서울시립동물복지지원센터와 함께 유기견 임시보호 및 입양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보호센터에 있던 유기견을 소노펫으로 옮겨 건강 상태를 살피고 전문 트레이너가 사회화와 매너 교육을 진행한 뒤 입양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매튜’가 처음 새 가족을 만난 데 이어 칸쵸비, 티파니, 체다, 초코, 체스까지 입양되면서 현재까지 6마리가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 현재는 3세 암컷 ‘나엘’이 입양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달 중 유기견 2마리가 추가로 입소할 예정이다.
단순히 보호 장소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입소견들은 소노수의재단과 연계한 의료 지원과 전문 트레이너의 일대일 행동 교정,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받는다. 소노펫은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입양자에게 소노펫 비발디파크 숙박과 사료, 가정 방문 교육 등을 지원하는 방식도 마련했다.
입양 이후까지 고객 접점을 이어간다. 소노펫은 ‘유기견 입양은 사랑입니다’ 캠페인을 통해 입양 증명서를 제시하는 고객에게 직영 식음업장과 보딩, 플레이그라운드 등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유기견 사랑 배지와 맞춤 인식표 판매 수익의 50%를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기부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펫푸드 업체는 제품과 판매 채널을 활용한다.
펫푸드 기업 네츄럴코어는 서울 청담동에서 열리는 자선 바자회에 참여해 동물보호단체 도그어스플래닛 등과 유기견 입양 지원 캠페인 ‘리홈(RE-HOME)’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펫푸드와 반려견 식기 등을 판매하고 구조견을 직접 소개해 입양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방식이다. 제품 판매 수익금은 구조동물 보호를 위해 전액 기부한다.
네츄럴코어는 지난해부터 도그어스플래닛과 플리마켓과 보호소 지원 활동 등을 이어왔다. 제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실제 구조견과 소비자가 만나는 접점을 만들었다는 점이 기존 물품 기부와 다른 대목이다.
청소가전을 만드는 비쎌은 자사 제품 자체를 보호소 운영에 투입했다.
비쎌은 최근 창립 150주년을 맞아 동물자유연대에 약 1200만원 상당의 사료 1500㎏과 습식청소기 ‘스팟클린 미니’를 전달했다. 사료는 유기동물 보호소 ‘온독’에서 지내는 보호견 약 350마리에게 제공되고, 청소기는 견사 환경 관리에 활용된다.
비쎌의 동물복지는 일회성 행사도 아니다. 회사는 2011년 ‘비쎌 펫재단’을 세워 제품 판매 수익 일부를 유기동물 구조와 보호, 입양 지원에 사용하고 있다. 비쎌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6000개가 넘는 동물보호소·복지단체와 협력해 약 141만마리의 동물을 지원했다.
기업과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행사도 입양 창구로 바뀌고 있다.
유기동물 임시보호·입양 플랫폼 핌키는 다음달 18일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리는 ‘2026 서울 동물행복페스타’에서 ‘레드카펫 입양제’를 연다. 임시보호 중인 유기견이 시민들에게 직접 소개되고, 입양을 희망하는 시민은 현장에서 임시보호 가족과 성격과 생활 습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최대 200팀의 유기동물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들의 유기동물 지원은 ‘기부 금액이 얼마냐’보다 기업이 가진 자원을 어디에 쓸 것인가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호텔·리조트는 공간과 훈련 인력을, 펫푸드 회사는 제품과 판매망을, 가전업체는 보호소 운영에 필요한 제품과 재원을 제공한다.
유기동물이 보호소에 머무는 기간만 지원하는 데서 벗어나 건강검진과 사회화 훈련, 시민과의 만남, 실제 입양과 입양 후 적응까지 지원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노펫에서 1년여 만에 6마리가 실제 입양으로 이어진 것은 유기동물 보호 활동이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입양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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