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구성원 모두 지적 장애가 있는 가정에서 20대 남성이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남성이 사망할 당시에는 어머니와 남동생이 함께 있었지만, 지적 장애로 이 사망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인 다인 가구에 대한 돌봄 여건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중랑구의 한 주택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20대 남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형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남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시신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이미 부패가 시작된 상태였다.
A씨는 이 빌라에서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머니와 남동생은 지적 장애가 심해 A씨가 숨졌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적장애가 있는 A씨의 남동생 명의로 휴대전화 등 다수의 전자기기를 개통해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통신사 대리점 직원인 20대 남성 B씨도 수사 중이다.
A씨 가정은 고정 수입 없이 장애인 연금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자체 사회복지공무원이 직접 방문해 살피는 ‘위기 가구’로 분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전기 요금이 밀리거나 우편물이 쌓여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는 게 이유다.
이 가정처럼 장애인으로만 구성된 가구 수는 적지 않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으로만 이뤄진 가구 수는 66만 가구로 전체 장애인 가구의 29.2%를 차지한다.
시민단체는 장애인으로 구성된 가구를 국가가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고인은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왔다고 하지만, 그 역시 지원이 필요한 당사자였다. 동거 가족의 존재를 충분한 돌봄의 근거로 삼거나, 의사소통이 가능한 가족에게 다른 가족의 돌봄까지 맡겨서는 안 된다”며 “(전기 등) 요금이 밀리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가정의 안전을 확인할 수는 없다. 장애등록 정보와 서비스 이용 현황을 활용해 실제 돌봄 여건과 지원 공백을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이어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있어도 지원 필요를 살피지 않고 공백이 이어지도록 둔다면 이는 방치의 문제다. 이번 사건을 ‘사각지대’라는 말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필요한 지원이 가족의 삶에 닿지 못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부모연대는 “정부가 추진하는 돌봄 확대는 위기가구의 일상에서 실현돼야 한다. 전수 점검과 안부 확인 이후에는 실제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이 있어야 한다”며 “발굴부터 지속적인 지원까지 담당 주체를 명확히 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가족을 그대로 두는 행정의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끝으로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가구 돌봄 여건 전수 확인 △서울시∙중랑구의 남겨진 A씨 가족 지속 지원 △남동생 피해 호소 철저히 수사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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