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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쫓겨납니다”…‘경기도 며느리’ 추미애를 둘러싼 논란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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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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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잣집 시집오는 줄 알았는데…금고 탕진되고, 빚문서만 잔뜩”
중수청장 후보 향해 “아이히만·밀정”…친명계 “동지의 언어 써라”
김민석 “공천받고 제왕 행세 안 돼”…‘12억 관사’ 의혹 경찰 수사
인사 저격·내부 갈등·예산 논란까지…추미애, 道 안팎서 도마 위에
‘재정 비상’ 선언 속 10월 국정감사…전·현 지사 책임론 놓고 격돌 예고
<‘유랑(流浪)’은 정처 없이 헤매는 발걸음이 아닙니다. 땅이 전하는 언어를 들으려 걸음을 늦추는 일이자, 사람과 공간이 나누는 다정한 대화입니다. 타성에서 벗어나 경기도라는 넓은 지도 위를 천천히 음미하며 거니는 기록입니다. 길 위에서 건져 올린 고요한 울림과 예리한 시선이 여러분의 일상에도 작은 여유와 깊은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15일 경기 수원시에서 추미애 지사(왼쪽)가 돌봄센터 의료진과 함께 ‘집으로 찾아가는 돌봄의료’ 현장 방문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15일 경기 수원시에서 추미애 지사(왼쪽)가 돌봄센터 의료진과 함께 ‘집으로 찾아가는 돌봄의료’ 현장 방문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저 추미애 안 쫓겨납니다. 지금 며느리 쫓아내려고 그러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경기도로 시집오면 부잣집으로 시집오는 줄 알았는데, 살림살이를 맡아 보니 금고도 탕진이 되고 빚문서만 잔뜩 있습니다.”

 

지난 15일 경기도의 한 행사장. 이곳에서 나온 추미애 경기지사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 ‘대구의 딸, 호남의 며느리(남편의 고향이 전북 정읍)’를 앞세웠던 추 지사가 ‘경기도의 며느리’라며 정면 돌파에 나섰기 때문이다. 

 

취임 100일도 지나지 않은 추 지사는 재정 위기 선언 이후 직원과 도민에게 필요한 복지 예산 삭감 등으로 논란을 키웠다. 와중에 12억원대 관사, 7700만원대 관용차 마련 사실이 알려지며 법적·정치적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이 발언이 나온 당일 경기도는 도내 청원 누리집에 올라왔던 추 지사 사퇴 청원을 서둘러 ‘답변 완료’하며 추가 동의를 막았다는 의혹까지 받았다. 닷새 만에 3만775명이 동의했던 이 청원이 그대로 이어졌다면 10만명 넘게 찬성했을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청원 누리집에는 ‘사퇴’에 이어 ‘탈당’ 요구까지 번지며 들불처럼 비판이 일고 있다.

16일 도청에서 열린 주간회의에서 추미애 경기지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16일 도청에서 열린 주간회의에서 추미애 경기지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사퇴’ 이어 ‘탈당’ 요구…들불처럼 번지는 비판

 

사실 추 지사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추다르크’라는 과거 애칭이 상징하듯 ‘신념(信念)’ 혹은 ‘아집(我執)’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정치 행보를 걸었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부 가신들이 보수정권에서 요직을 차지하며 사실상 변절했던 것과 달리 추 지사를 지킨 방패가 됐다. ‘독불장군’이란 오명까지 불러오면서 양날의 칼이 된 셈이다.

 

대표적 장면들은 다음과 같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당론 거부 및 노동법 강행 처리(2009년) △당 대표 시절 조율 없는 ‘계엄령 준비설’ 발언(2016년) △법무부 장관 시절 ‘추-윤 갈등’과 검찰총장 직무배제·수사지휘권 연속 발동(2020년). 

 

추 지사는 당시 야당인 민주당 소속 국회 환노위원장 시절, 당 지도부의 반대를 물리치고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노조법 개정안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이 사건으로 민주당으로부터 ‘당원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지만, “소신에 따른 결단”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추-윤 갈등’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의 대립 과정에서 청와대나 여권 내부의 정치적 부담 및 속도 조절론을 뒤로하고 검찰총장 직무집행 정지와 징계 청구, 수사지휘권 발동을 이어갔다. 법조계와 정권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직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민주당 대표 시절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한다는 정보가 도는 중”이라는 초강수 발언을 던져 극심한 정쟁의 발단을 야기했다.

 

추미애 경기지사(왼쪽)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연합뉴스
추미애 경기지사(왼쪽)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연합뉴스

◆‘양날의 칼’이 된 소신…추다르크냐 독불장군이냐

 

추 지사는 최근에도 독자적 정치 행보와 언사로 화를 키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청장) 후보자 지명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친명(친이재명)계와 정면 충돌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선 김 후보자를 ‘밀정’에 비유하며 그의 말이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의 아이히만을 연상케 한다고 각을 세워 파장을 일으켰다. 과거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사건 및 정진웅 검사 기소 관여 이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여당 지도부와 친명계는 수위 높은 경고를 내놓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추 지사가 동참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를 언급하며 “공천받을 때만 당원에게 잘 보이고 당선 후 제왕이 되어버리는 단체장은 민주주의에 옳지 않다”고 직격했다.

 

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은 대통령이 비 맞을 때 같이 우산을 써줘야 한다”며 “선 넘은 대놓고 싸우는 모습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윤건영 의원 역시 “어려운 시기에 왜 차이를 드러내나. 배제의 언어가 아닌 동지의 언어를 써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2017년 민주당 대표 시절의 추미애 지사. 연합뉴스
2017년 민주당 대표 시절의 추미애 지사. 연합뉴스

◆경찰 수사·국정감사는 악재?…與도 공세 가담할 듯

 

문제는 향후 추 지사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내부 진통 속에 사법당국의 수사망도 추 지사를 조여오고 있다. 취임 100일도 안 된 도지사가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논란거리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시민단체가 추 지사를 배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원영통경찰서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포해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도, 12억2000만원대 전세 관사 마련과 7700만원 상당의 관용차 교체로 혈세를 낭비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경기도는 “현장 대응을 위한 적법한 조치”라고 해명했으나 도덕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운데)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운데)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경기도는 다음 달 13일(행정안전위원회)과 19일(국토교통위원회) 국회 국정감사라는 시험대에 오른다. 자칫 벼랑 끝에 내몰릴 위기인 셈이다. 야권은 추 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 및 세출 감액, 관사 임차 논란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추 지사에 대해 여권 지도부가 일종의 ‘좌표’를 설정하면서 국감장은 여당에도 성토의 장으로 바뀔 수 있다. 일부 여당 도의원들이 앞다퉈 추 지사와 경기도의 최근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건 일종의 신호탄이다. 

 

반면 도는 “도정의 주요 현안들, 정책들을 홍보하는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며 착시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秋 “사실과 달라” 해명…소통(疏通)이 관건

 

추 지사는 16일 열린 도청 주간회의에서 “민생예산 삭감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해명에 나섰다. “(민생예산) 삭감을 한 것이 아니고 애초부터 예산이 빈칸이었다”며 “도가 임의로 삭감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도의회에서 연설하는 추미애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도의회에서 연설하는 추미애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그러면서 “예산을  들여다보니 1월에서 9월까지만 예산서가 있고 10∼12월은 빈칸이었다. 살림살이를 짜놓지 않고 가계부를 넘겨준 셈이다. 그러면서 적금도 다 깨 쓰고, 들어올 돈은 없고 그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만큼 복지비 삭감을 둘러싼 논란은 추 지사를 옥죄고 있다. 도 안팎에선 추 지사가 이 대통령이 과거 도지사 시절 뿌려놓은 시혜성·현금복지와 맞서 싸운다는 얘기까지 돈다.

 

이를 두고 추 지사는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늘고 출생아와 고령 인구가 모두 전국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복지비가 그만큼 많이 지출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취임 100일을 맞는 추 지사가 첫 기자간담회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소신과 정면 돌파를 앞세운 그가 ‘소통(疏通)’에선 어느 정도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 그 소신과 정면 돌파가 과연 도덕성 논란 위에서 어떻게 정당성을 확보할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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