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베이스볼 하모니’ 홍지영 감독, 동아대서 자료 확인…펄 벅과의 인연도 재조명
한국 최초 흑인 혼혈 야구선수로 알려진 김영도 동아대학교 동문의 석사학위 논문 원본이 모교에서 발굴됐다. 6·25 전쟁 이후 혼혈인으로 살아온 김영도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오랫동안 찾지 못했던 학문적 기록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동아대는 다큐멘터리 영화 ‘베이스볼 하모니’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이 지난 15일 대학을 찾아 김영도 동문의 석사학위 논문 원본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전달받았다고 17일 밝혔다.
김영도씨는 고교 졸업 후 동아대에 진학해 대학 야구팀 중심타자로 활약했으며, 학부와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체육교사와 야구 지도자로 활동하다 미국으로 이민했다. 하지만 본인이 석사학위 논문을 보관하지 못하면서 오랜 기간 논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김씨의 삶을 추적하던 홍 감독은 논문이 모교에 보존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동아대를 직접 찾아 원본을 확인했다. 홍 감독은 “한 사람의 학문적 성취와 삶의 흔적을 모교가 온전히 보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발굴의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번 논문 발굴은 김영도의 삶을 넘어 세계적인 작가이자 인권운동가인 펄 벅 여사와 동아대의 역사적 인연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김씨는 미국 이민을 준비하던 시기 한국의 혼혈 아동과 청년들을 지원하던 펄 벅 여사로부터 생활비 성격의 지원을 받으며 학업과 생활을 이어갔다. 홍 감독은 김영도의 삶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펄 벅의 흔적을 발견했고, 이를 계기로 차기 다큐멘터리 ‘Being Pearl Buck’을 준비하고 있다.
동아대와 펄 벅의 인연은 고(故) 이희호 여사를 통해서도 이어진다. 이 여사는 1999년 여성 인권 신장에 기여한 공로로 동아대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이후 펄 벅 인터내셔널이 선정한 ‘2000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했다.
홍 감독은 “김영도 선생의 삶을 따라가다 펄 벅 여사를 만났고, 김 선생을 도왔던 펄 벅과 그 정신을 계승한 이희호 여사의 기록이 동아대라는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놀랍다”면서 “이번 논문 발굴은 ‘베이스볼 하모니’의 기록을 완성하고 차기작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사료적 교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이스볼 하모니’는 김영도의 삶을 통해 6·25 전쟁 이후 혼혈인들이 겪은 차별과 정체성, 가족 간 화해를 조명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2025년과 2026년 미국 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NATAS) 태평양남서부지부 지역 에미상 후보에 연속 지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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