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4.6억, 구현모 8828만원
KT의 이른바 ‘정치인 쪼개기 후원’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황창규 전 회장과 구현모 전 대표 등 전직 최고경영진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최고경영자가 비자금 조성을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내부 감시·관리 체계 구축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는 취지에서다.
수원고법 민사11부(재판장 배준현)는 16일 KT 소액주주 35명이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황 전 회장이 4억5976만원을, 구 전 대표가 황 전 회장과 연대해 이 가운데 8828만원을 KT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이사로 재직한 기간 조성된 부외자금(비자금)과 정치자금 송금액, 그리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자금 건으로 KT에 부과한 과징금(75억원) 중 일부에 대해 경영진의 감시 의무 소홀 책임을 인정했다. 상환액 등을 공제하고 최종 책임 비율은 30%로 제한됐다.
앞서 KT 대외협력 부문 임직원들은 2014~2017년 상품권 할인 방식으로 11억5000만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임직원과 지인 등 명의로 국회의원 99명에게 100만∼300만원씩 나눠 쪼개기 후원을 했다.
1·2심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대법원은 지난 3월 “이사의 감시 의무를 저버렸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판결은 KT 전직 경영진을 상대로 한 주주대표소송에서 구체적인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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