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제’와 맞물려 의료체계 개선 기대
전북도가 지역마다 다른 의료 여건을 직접 진단하고 소아·분만·응급 등 필수의료 분야의 공백을 지역 실정에 맞게 해소하는 지역 주도형 의료 체계 구축에 나선다. 올해 처음 도입된 지역의사선발전형에 대한 높은 관심이 확인되면서, 지역에 필요한 의료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북도는 내년부터 신설되는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를 기반으로 국비를 포함한 300억원대 규모의 ‘지역 주도 의료 공백 해소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중앙정부가 사업을 정하고 지방정부가 집행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지역의 의료 인력과 의료기관 분포, 진료 접근성 등을 토대로 필요한 사업을 직접 발굴·기획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필수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지역 필수 의료 특별회계를 설치·운영한다. 국비 기준 1조2614억원 규모로 편성하고, 이 중 3600억원을 지역 주도 의료 공백 해소 지원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정부의 사업계획과 예산 편성 방향에 맞춰 소아·분만·응급 등 우선 대응이 필요한 분야부터 지역별 의료 공백을 세밀하게 진단한다. 지역별 필수 의료 인력과 의료서비스 공급 현황, 의료기관 접근성 등을 분석한 뒤 인력과 시설·장비 확충, 의료기관 간 협력 등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할 예정이다.
사업은 필수·자율·특화사업으로 나눠 추진한다.
필수 사업은 기존 국고보조사업에서 이관되는 사업으로 소아 야간·휴일 진료 체계 구축과 의료·분만 취약지 지원, 지방협업형 필수 의료 체계 구축, 시·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운영 지원 등을 의무적으로 편성한다.
자율 사업은 정부가 제시한 표준 메뉴판 가운데 지역 여건과 우선순위에 따라 필요한 사업을 선정한다. 소아 야간·휴일 진료 전문인력 확보, 중증·심뇌·필수 진료과 전문인력 지원, 필수 의료 기반 시설 보강, 지역 맞춤형 응급환자 이송 체계 개선 등이 대상이다.
표준 메뉴판에 포함되지 않은 전북만의 의료 공백은 특화사업으로 별도 발굴한다. 지역별 의료 수요와 특성을 반영해 중앙정부 사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분야까지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지역 중심 의료 체계 구축에 더해 올해 처음 시행된 지역의사제도 지역 의료 인력 확보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지역의사선발전형은 지역에서 성장한 학생을 의대 입학 단계부터 선발해 교육·수련을 거쳐 해당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 지역인재전형과 달리 의무복무 조건이 붙지만, 의학 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한다.
실제 2027학년도 첫 수시모집에서는 전국 31개 의대가 458명을 모집하는 데 5076명이 지원해 평균 11.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수도권 의대 27곳의 평균 경쟁률도 11.2대 1로, 같은 대학들의 지역인재전형 평균 경쟁률 10.52대 1을 웃돌았다. 전북대 지역의사선발전형은 21.29대 1로 전국에서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애초 10년 의무복무라는 조건 때문에 지원자가 적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역의사제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상당했음을 보여준다. 지역의사제가 실제 지역 의료 현장에 정착할 경우 장기적으로 지역 필수 의료 인력 부족을 완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의사 인력을 지역에 선발하는 것만으로 의료 공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전북도는 지역의사제 등 중장기적인 인력 확보와 함께 현재 발생하는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의료기관 간 협력과 시설·장비 확충, 응급환자 이송 체계 개선 등을 병행해 ‘지역 완결형 의료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도는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권역·지역 책임의료기관, 의료기관 및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지역별·분야별 우선순위와 세부 사업 내용을 구체화하고, 공공보건의료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 달까지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2027년 지역 필수 의료 특별회계 도입을 계기로 지자체가 지역 의료 공백을 직접 진단하고 지역에 필요한 필수 의료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전북 어디에 살든 안심하고 필요한 필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완결형 체계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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