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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고향 생각에 명절도 수심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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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차승윤 기자 chasy9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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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창신동 네팔거리 ‘썰렁’
행사 줄취소… 집서 조용히 보내

“원래는 주말 저녁에 모여 춤추고 즐기는 행사였는데.”

 

14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네팔음식거리. 평소 재한 네팔인들의 교류 중심지였지만, 점심시간을 앞둔 시간에도 골목은 한산했다. 이날은 네팔?인도 지역에서 여성들이 즐기는 힌두교 명절 하리탈리카 티즈 당일이었음에도 명절 분위기는 찾기 어려웠다. 하리탈리카 티즈를 상징하는 붉은색 사리는 몇몇 식당의 종업원 복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14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네팔거리. 힌두교 명절 하리탈리카 티즈 당일이었지만 명절 관련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14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네팔거리. 힌두교 명절 하리탈리카 티즈 당일이었지만 명절 관련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네팔거리에서 축제 분위기가 사라진 건 본국의 대홍수 때문이다.

 

이날 만난 재한 네팔인들은 모두 본국의 피해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창신동에서 네팔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구룽 헐커만씨는 “원래 이 기간엔 재한 네팔인 여성들끼리 식당이나 공간을 빌려 춤추며 즐기곤 했다”며 “올해는 대홍수 피해가 있어 따로 행사를 열지 않았다. 가족끼리 조용히 지내는 경우가 많다. 축하 대신 피해자들을 애도하며 명절을 보냈다. 본국에서도 명절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다”고 했다. 매장 직원 부젤 수누(38)씨는 “우리 집은 불편한 마음에 아예 명절을 쇠지 않았다. 본국 부모님께 전화만 드렸다”며 “부모님은 피해지역과 먼 포카라에 있지만, 주변에 사망한 어린아이들이 있다고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네팔 상품을 판매하는 빔 구릉(62)씨는 매장 계산대 옆 네팔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소식을 듣고 있자면 마음이 아프다. 네팔에서 이렇게 큰 사고가 난 건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6일 히말라야 산악지대 상류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인한 피해 규모는 이날 기준 네팔과 중국 티베트자치구를 합쳐 사망자 1400명 이상, 실종자 56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중에는 네팔에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인 직원 9명을 포함해 35개국 출신 외국인 약 600명이 포함돼 있다. 네팔 정부가 이날 발표한 피해 규모는 총 4082억9000만네팔루피(약 3조5929억원), 재건 비용은 7233억1000만네팔루피(약 6조3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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