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지 불과 일 주일여 만에 올해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열리는 뉴델리로 향한다.
연이어 개최되는 이번 두 다자 외교 무대는 ‘글로벌 사우스의 연대와 협력 강화’라는 단 하나의 명확한 주제로 귀결된다.
시 주석은 지난 1일 폐막한 SCO 비슈케크 정상회의에서 “SCO는 글로벌 사우스에 뿌리를 두고 마음은 글로벌 사우스와 함께하는 남남협력의 중요한 기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CO 지혜’로 글로벌 사우스의 발전과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BRICS) 국가가 “글로벌 사우스의 선도 그룹”이라고 언급해 온 만큼,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도 글로벌 사우스 협력과 관련해 새로운 구상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SCO 출범 25주년이자 브릭스 협력 메커니즘 출범 20주년으로, 두 기구 모두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해다.
글로벌 사우스의 집단적 부상이라는 흐름 속에서 브릭스와 SCO는 수년간 회원국을 확대하고 개발도상국과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넓혀왔다. 두 기구 회원국을 합치면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 세계 경제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는 두 협력체가 글로벌 사우스 협력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시 주석은 회원국 정상들과 함께 양 기구의 외연 확대를 추진해왔을 뿐 아니라 ‘브릭스 플러스(BRICS Plus)’ 협력 모델과 ‘SCO 운명공동체’ 건설 등 새로운 구상과 이니셔티브를 제시하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 간 상생 협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험프리 아르날도 러셀 인도네시아대학 아세안-중국연구센터 센터장은 “중국이 담론과 실천 양면에서 브릭스와 SCO에 분명한 비전과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배타적 협의체였던 브릭스를 개도국과 더 많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을 아우르는 포용적 플랫폼으로 탈바꿈시켰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지난주 SCO 정상회의에서 각국이 “발전 우선을 견지해 공동 번영의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격변하는 가운데 발전은 여전히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글로벌 사우스가 번영으로 나아가는 길 역시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시 주석은 2024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사우스는 발전을 위해 출범했고, 발전을 통해 번영한다”며 “우리가 공동 번영의 핵심 추진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에게 발전은 언제나 최우선 과제였다. 그는 발전을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로 여겼으며, 세계 각국이 함께 발전과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고 꾸준히 역설해왔다.
특히 중국 내 빈곤과의 싸움에서 단 한 사람도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고, 범국가적 탈빈곤 사업을 주도해 절대 빈곤을 종식했다. 이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빈곤 퇴치 성과’로 평가된다.
‘단 한 사람도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그의 신념은 글로벌 사우스의 빈곤 감축과 발전을 지원하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 주석은 “현대화의 길에서 어느 누구도 누락되거나, 어느 국가도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주 비슈케크에서도 무역, 투자, 후롄후퉁(互聯互通·상호연결), 에너지 등 전통 분야는 물론 인공지능(AI), 디지털 경제, 녹색 산업 등 신흥 산업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공동 번영과 현대화를 열망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염원에 부응해 시 주석은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GDI)를 제안했으며, 이는 올해로 출범 5주년을 맞았다.
지난 5년간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는 230억 달러 이상의 재원을 마련해 1천800개가 넘는 ‘작지만 아름다운’ 민생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 20만 명 이상에게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델로보이 카자흐스탄 신문의 세릭 코르줌바예프 편집국장은 “시 주석의 지도 아래 발전이라는 개념은 새로운 국제적 차원을 갖게 됐고, 인류 운명공동체라는 광범위한 비전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우스가 부상하는 만큼 국제 사무에서 더 큰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
시 주석은 지난해 열린 SCO 톈진 정상회의에서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구축을 위한 중국의 주요 구상인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GGI)’를 제안했다.
이 구상의 핵심에는 모든 국가가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각자의 자리가 있고 동등한 역할을 지녀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이 담겨 있다.
시 주석은 힘이 센 국가들이 국제 사무를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고 오랫동안 역설해왔다. 지난주 비슈케크에서도 “세계의 일은 각국이 상의해 처리하고 국제 규칙은 각국이 공동으로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 국가가 국제 사무를 주도하는 것은 역사적 불공정이며 한 국가의 독점이나 소수 국가의 공동 치리(治理), 집단 정치는 진정한 다자주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가 다극화 구도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자 다극화를 추진하는 핵심 역량으로 국제 사무에서 대표성과 발언권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SCO와 브릭스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입장을 조율하며 집단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무대로 성장했다.
이러한 위상 강화는 정치적 공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양 기구는 국제 및 지역 현안과 관련해 공동 성명을 발표해왔다. 일례로 올해 3월 SCO 회원국들은 중동 정세 악화 및 대(對)이란 군사 공격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시 주석은 글로벌 경제·금융 거버넌스 개혁도 추진해왔다. 2014년 시 주석은 다른 브릭스 정상들과 함께 신개발은행(NDB) 설립 협정에 정식 서명하며 신흥시장과 개도국의 인프라 구축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할 새로운 금융 채널을 구축했다.
이번 SCO 비슈케크 정상회의에서도 회원국들은 SCO 개발은행 설립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발언권 강화를 위한 이러한 행보는 이제 미래를 결정할 신흥 산업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시 주석은 올 7월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 출범을 공식 발표하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AI 거버넌스 체제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광범위한 국제 협력을 전개하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역량 강화를 돕고 AI·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해 AI 분야에서 새로운 역사적 불공정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SCO와 브릭스 외에도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중국-아세안 정상회의 등 다자 협력 틀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의 협력 및 대표성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시 주석은 수차례에 걸쳐 중국이 언제나 글로벌 사우스의 일원이며 영원히 개발도상국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지 중국은 항상 '글로벌 사우스'를 마음에 두고 '글로벌 사우스'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시 주석의 말이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철거민 딱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10/128/20260910518946.jpg
)
![[기자가만난세상] 역사에 ‘완벽한 가짜’는 없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10/128/20260910518892.jpg
)
![[삶과문화]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02/128/20260702518617.jpg
)
![가장 조용한 한류 [이지영의 K컬처 여행]](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10/128/2026091051885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