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9·13 법원의 날을 맞아 “법원은 사법권을 오직 국민을 위해 올바르게 행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두고 청와대·여권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나온 발언이라 관심이 모인다.
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중앙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조 대법원장은 “정부 수립 초기부터 산업화와 군사정권의 격동기를 거쳐 민주화에 이르기까지, 사법권의 독립은 갖가지 압력과 간섭 속에서 끊임없이 시험받아 왔다”며 “대한민국 법원이 사법권 독립의 가치를 지키며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사법부의 역할과 사명을 믿고 지지해 주신 국민의 신뢰와 성원, 그리고 사법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수많은 법원 구성원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헌법상 독립된 국가 기관인 법원이 다른 국가 기관이나 정치 권력, 사회 세력, 소송 당사자로부터 부당한 간섭이나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재판할 때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고 법치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며 “이런 헌법적 사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우리 사법부에 주어진 변함없는 책무”라고도 역설했다.
그는 법원 구성원들에게는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이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사회적 갈등과 극심한 대립이 재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처럼 갈등이 첨예할수록 법원은 더욱 흔들림 없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맡은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조 대법원장의 발언은 대법관 후보 재제청 문제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는 와중에 나온 것이라 눈길을 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청와대와 합의를 마친 뒤 제청하는 관례를 깨고 합의되지 않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을 서면으로 제청했다. 청와대는 열흘 뒤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제청”이라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대법원은 조만간 재제청 요구 관련 입장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의 날은 일제강점으로 빼앗겼던 사법권을 미군정으로부터 최종적으로 이양받은 1948년 9월13일을 기념하고자 2015년 지정됐다. 사법부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고 법원의 역할과 사명을 다짐하려는 취지다.
기념식에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5월 숨진 고(故) 신종오 전 서울고법 고법판사에게 표창을 추서하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조 대법원장은 “투철한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셨던 한 법관을 기억하고자 한다”고 고인을 기리는 한편, 기념식에 참석한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철거민 딱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10/128/20260910518946.jpg
)
![[기자가만난세상] 역사에 ‘완벽한 가짜’는 없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10/128/20260910518892.jpg
)
![[삶과문화]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02/128/20260702518617.jpg
)
![가장 조용한 한류 [이지영의 K컬처 여행]](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10/128/2026091051885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