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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살해 뒤 바나나우유 훔친 정재환…“기억 안나” 고의성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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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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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자체는 인정…法 “기억 없다고 고의 없다고 볼 수 없어”
피해자측 “심신미약 인정해선 안돼…만취 상태서 범행 인지”

술에 취해 친구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정재환(24)이 법정에서 범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살인 고의성을 부인했다.

지난 7월4일 새벽 경북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아파트에서 친구를 살해한 정재환이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하던 중 순찰차와 마주치고 손을 흔드는 모습(오른쪽). SBS 보도화면 캡처
지난 7월4일 새벽 경북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아파트에서 친구를 살해한 정재환이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하던 중 순찰차와 마주치고 손을 흔드는 모습(오른쪽). SBS 보도화면 캡처

 

대구지법 형사12부(정한근 부장판사)는 11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재환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정재환 측 변호인은 살인, 상해, 절도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행위 자체를 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정재환 변호인은 “피고인이 고인을 살해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술에 취해 당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과 의견이 동일하냐는 재판부 질문에 정재환은 짧게 “네”라고 답변했다.

 

재판부는 “원론적으로 기억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범행에 대한 인식이나 고의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피고인의 경우 범행 후 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도 했기에 범행의 정상 등을 모두 살펴 판단하겠다”고 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정신감정이 필요하지 않으며 피고인의 심신미약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피고인이 감형받기 위해 만취 상태를 주장하며 정신 감정을 신청했다”며 “만취한 상태에서도 자신이 다른 사람을 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심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심신 미약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감정을 통해 피고인의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기록을 검토한 뒤 정신감정이 추가로 필요한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이 신청한 양형 증인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대신 탄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2일 열리는 다음 공판을 준비 기일로 진행하기로 했다.

 

정재환은 지난 7월4일 오전 3시40분쯤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자기 집에서 피해자를 비롯한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친구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이날 함께 있던 다른 친구를 폭행한 혐의(상해) 등으로 기소됐다.

 

또 바닥에 고인 피해자의 피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는 범행 직후 몸에 피를 잔뜩 묻힌 알몸 상태로 아파트를 나와 1시간가량 인근 거리를 활보했다. 편의점에 들어가 계산도 하지 않은 채 바나나맛 우유를 마시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인 후 다시 본인 아파트로 돌아갔다. 수사기관은 정재환에게 바나나 우유 2개(시가 3600원 상당)를 훔쳐 간 혐의(절도)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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