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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디, 폰세를 발 아래뒀으니 또 하나의 ‘KBO 역수출 신화’가 되기에 충분한데...SSG 아빌라 “랜더스 포에버!!! 나보단 곽빈을 MLB로” [남정훈의 비욘드 더 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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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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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남정훈 기자] 한때 더블A나 트리플A 사이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KBO리그의 위상은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달라졌다. KBO리그에서 수준급 혹은 최상급 활약을 펼친 뒤 좋은 조건의 계약을 맺으며 다시 미국 메이저리그(MLB) 돌아간 ‘역수출 신화’들이 여럿 나왔기 때문이다.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비롯해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 라이언 와이스(휴스턴 애스트로스), 드류 앤더슨(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에릭 페디(시카도 화이트삭스)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 선수도 KBO리그에 입성해 10경기에서 보여준 모습만 보면 또 하나의 역수출 신화의 주인공이 되고도 남을 법하다. 그런데 선수 본인이 MLB 진출보다는 KBO리그에서 뛰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관심을 끈다. SSG의 우완 페드로 아빌라 얘기다.

 

아빌라는 지난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 경기에서 6이닝 동안 92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자책) 호투를 펼치며 SSG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앤서니 베니지아노의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에 입성한 아빌라는 데뷔와 동시에 KBO리그를 씹어먹고 있다. 지난 7월16일 인천 KIA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러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아빌라는 지난달 2일 고척 키움전(4이닝 6피안타 4볼넷 3실점)을 제외하면 10번 등판 중 9번이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지난 4일 인천 두산전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을 1.40까지 끌어내렸던 아빌라는 이날 6이닝 1실점(자책)에도 불구하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1.41로 올랐다.

아빌라가 10경기에서 기록한 1.41의 평균자책점은 KBO리그 데뷔 후 10차례 선발 등판 평균자책점 부문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1위는 2005년 SSG의 전신인 SK 유니폼을 입었던 넬슨 크루즈(1.35). 물론 크루즈는 10경기에서 1.35를 기록했지만, 이후 5경기에서 부진하며 그해 평균자책점을 3.00으로 마쳤다. 아빌라 아래엔 2023시즌에 트리플크라운들 달성하며 MVP를 수상한 뒤 MLB로 복귀한 에릭 페디(1.41)와 2025년 MVP인 코디 폰세(한화, 1.48), 3년째 KIA 외인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제임스 네일의 2024년(1.65)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난 아빌라에게 KBO리그 데뷔 첫 10경기 역대 2위 평균자책점 기록을 들려주자 “그런 기록이 있는지 잘 몰랐다. 난 기록을 생각하며 피칭을 하진 않는다. 그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 팀에 도움이 되는 게 먼저다. 그것에만 집중하며 던진다”라고 담담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92구 중 최고 시속 155km를 찍은 투심(47구)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152km를 찍은 커터(21구)가 그 다음이었다. 포심은 단 2구에 그쳤다. 포심을 의도적으로 적게 던진 것이냐는 질문에 “시즌이 끝나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피칭 디자인과 관련된 영업 비밀”이라고 말했다.

 

다시 MLB로 돌아간 페디나 폰세를 아래로 두는 대기록이라고 하자 아빌라는 “폰세나 페디가 잘 했던 것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게 빅리그 진출 기회가 올지는 잘 모르겠다”라면서 “빅리그에 갈 수 있는 선수라면 두산의 곽빈이 있다. 그는 정말 크게 될 선수다”라며 뜬금없이 곽빈에 대한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빅리그 진출 욕심을 낼 법 하지만, 최근 인터뷰에서 2년은 더 KBO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아빌라.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느냐 묻자 “여기에 남고 싶다는 생각은 변치 않았다. 구단이나 프런트에서 움직여줘야 가능한 것이겠지만, 나는 기다리겠다. 현재 내 머릿 속에는 오로지 ‘랜더스 포에버(forever)’ 뿐이다”라고 웃어보였다.

 

SSG도 현재 KBO리그 마운드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아빌라의 잔류는 큰 힘이 된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이숭용 감독은 “아빌라가 내년에도 선발 마운드의 중심을 지켜줄 것”이라며 청사진에 이미 아빌라와의 재계약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아빌라는 본인 혼자 잘 던지는 것을 넘어 젊은 투수들이 많은 SSG에서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아빌라는 “내가 신인이었을 때는 내게 다가와 조언해준 사람이 없어서 아쉬웠다. 이제 젊은 선수들에게 다가가서 한 명 한 명 붙잡고 조언을 많이 해줬다. 그들이 내 조언을 받아들여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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