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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지구촌’ 선문대, 네팔 대홍수 현장으로…국경 넘은 인류애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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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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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최초 피해지역에 긴급구호물품 직접 전달
1990년대부터 국제화 추진, 58개국 유학생 3300여명 함께 생활
네팔 학생만 600여명 현지 대학·병원 협력망 통해 맞춤형 지원
대학 구성원 1000만원 추가 모금긴급구호 넘어 보건 회복까지

58개국에서 온 외국인 유학생 3300여명이 어우러져 ‘작은 지구촌’을 이루고 있는 선문대학교가 네팔 대홍수 피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지인들에게 절실한 위생용품을 직접 전달하고 장기적인 보건 회복까지 지원하기로 하면서 국경을 넘어선 인류애를 실천했다.

 

선문대 간호학과 ODA 사업단이 네팔 둘리켈 종합병원(Dhulikhel Hospital)에 긴급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선문대 간호학과 ODA 사업단이 네팔 둘리켈 종합병원(Dhulikhel Hospital)에 긴급구호물품을 전달했다.

11일 선문대에 따르면 간호학과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단은 네팔 홍수 발생 직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구호물품 지원에 착수했다. 선문대 측은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네팔 홍수 피해지역에 구호물품을 직접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대학이 일방적으로 물품을 정해 보내는 방식이 아니었다. 현지 파트너인 카트만두대학교와 둘리켈 종합병원에 피해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부터 물었다. 협의 결과 개인위생 키트와 치위생 키트, 여성용 속옷, 생리대 등이 우선 지원품목으로 결정됐다. 재난 현장에서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여성과 취약계층의 위생·건강까지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다. 구호물품은 피해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둘리켈병원 아웃리치센터를 거쳐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된다.

 

신속한 대응의 밑바탕에는 선문대가 오랜 기간 쌓아온 국제화 역량과 네팔 현지 협력망이 있었다.

 

선문대는 1990년대부터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해외 대학 교류를 본격화하며 국제화를 대학의 핵심 경쟁력으로 키워왔다. 현재 아산캠퍼스에는 58개국 유학생 3300여명이 재학하고 있다. 강의실과 기숙사, 동아리에서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이유로 선문대 캠퍼스는 ‘작은 지구촌’으로 불린다.

 

교육부와 법무부가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을 평가하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에서도 학위과정과 어학연수과정 모두 13년 연속 인증을 받았다. 외국인 학생을 단순히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학과 학업, 생활, 취업·정주까지 지원하는 국제교육 체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선문대에는 600여명의 네팔 학생이 생활하고 있다. 네팔의 홍수 피해는 머나먼 나라의 재난이 아니라 같은 캠퍼스에서 공부하는 학우들의 가족과 이웃이 겪는 아픔인 셈이다.

 

선문대에서 문성제 총장 주재로 교무위원과 유학생 관련 관계자들이 네팔 유학생과 함께 네팔 홍수피해 현장 지원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선문대에서 문성제 총장 주재로 교무위원과 유학생 관련 관계자들이 네팔 유학생과 함께 네팔 홍수피해 현장 지원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선문대학교는 이미 네팔에 있었다”는 고지운 간호학과 교수의 말처럼 현지에서도 협력의 뿌리가 깊다.

 

선문대는 2022년부터 한국연구재단 국제협력선도대학 육성지원사업을 통해 카트만두대와 둘리켈 종합병원에 보건의료·간호교육을 지원해 왔다. 감염병 대응과 간호교육 역량 강화, 지역 보건의료 개선을 위해 현지 교수진·의료진과 지속해서 교류했다.

 

네팔에 상주하는 선문대 프로젝트 매니저(PM) 2명도 실시간으로 피해 상황과 주민 수요를 파악했다. 재난이 발생한 뒤 새로운 전달 통로를 찾은 것이 아니라 4년간 구축한 인적·물적 협력망을 즉시 구호체계로 전환한 것이다.

 

선문대의 지원은 구호물품 전달로 끝나지 않는다. 전 교직원과 학생이 참여하는 성금 모금과 구호물품 모으기 운동을 벌여 약 1000만원 규모의 추가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ODA 사업을 통해 개발한 감염병·식수위생·응급보건 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네팔 재난 감염병 예방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감염병 예방물품과 함께 온라인 교육, 영상, 포스터, 카드뉴스 등을 현지에 보급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네팔 재난 보건회복 프로그램’을 가동해 재난간호와 감염관리, 지역사회 건강 회복을 지원한다. 당장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는 긴급구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민들이 건강과 일상을 되찾는 과정까지 함께하겠다는 취지다.

 

고 교수는 “2022년부터 네팔과 보건의료 ODA 사업을 이어왔고 캠퍼스에서도 600여명의 네팔 학생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며 “긴급구호에서 멈추지 않고 피해지역 주민들의 회복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선문대는 이번 지원을 계기로 카트만두대 및 둘리켈 종합병원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국제재난 대응 교육모델과 신규 국제개발협력사업도 발굴할 계획이다. 세계를 캠퍼스 안으로 불러들인 선문대의 국제화가 이제 세계의 아픔을 찾아가 함께 나누는 연대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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