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정훈 기자] 6이닝 1실점(자책). 평균자책점으로 계산하면 1.50이다. 대부분의 선발 투수들이 6이닝 1실점(자책)을 하면 시즌 평균자책점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SSG에는 6이닝 1실점(자책)을 해도 평균자책점이 오르는 투수가 있다. 앤서니 베니지아노의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에 입성해 오자마자 리그를 씹어먹고 있는 페드로 아빌라가 그 주인공이다.
아빌라는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한화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자책)으로 호투하며 SSG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아빌라는 시즌 6승(1패)째를 거뒀다. 한화는 연승 행진이 ‘5’에서 깨졌다.
이날 등판은 아빌라의 10번째 등판이었다. 지난 7월16일 인천 KIA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러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아빌라는 지난달 2일 고척 키움전(4이닝 6피안타 4볼넷 3실점)을 제외하면 9번이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지난 4일 인천 두산전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을 1.40까지 끌어내렸던 아빌라는 이날 6이닝 1실점(자책)에도 불구하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1.41로 올랐다.
아빌라가 10경기에서 기록한 1.41의 평균자책점은 KBO리그 데뷔 후 10차례 선발 등판 평균자책점 부문 역대 2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1위는 2005년 SSG의 전신인 SK 유니폼을 입었던 넬슨 크루즈(1.35)다. 3위가 2023년 NC에서 뛴 페디(1.47), 4위가 지난해 한화에서 KBO리그를 폭격한 폰세(1.48), 5위가 3년째 KIA에서 뛰고 있는 네일이 2024년 첫 10경기에서 기록한 1.65다. 적어도 첫 10경기에선 아빌라가 페디, 폰세, 네일보다 위인 셈이다.
크루즈는 10경기에서 1.35를 기록했지만, 이후 5경기에서 부진하며 그해 평균자책점을 3.00으로 마쳤다. 아빌라는 지금의 기세라면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올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SSG 이숭용 감독은 “아빌라가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뛰기로 했고, 이로운, 김민준, 최민준, 김건우 등 다양한 국내 선발 자원을 키워낸 만큼 내년 운영은 계산이 선다”고 말했다. 이미 아빌라는 SSG의 내년 청사진에서도 선발진의 기둥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실 이날 아빌라의 공은 지난 4일 두산전에 비해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는 공들이 빈번하게 나와 컨디션은 좋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에이스란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제 몫을 다 해줘야 하는 법. 최고 시속 155km를 찍은 투심 패스트볼(47구)을 기반으로 152km까지 나온 커터(21구), 체인지업(14구), 커브(8구) 등 다양한 변형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던지며 한화 타자들의 스윗 스팟을 비켜나가며 피안타 3개만을 내주며 호투했다. 포심 패스트볼은 딱 2구만 던졌다.
아빌라가 3회 2사 1루에서 심우준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최인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지만, SSG 타선은 에이스 아빌라가 나온 경기를 패할 생각이 없었다.
3회 선두타자 이지영의 안타에 이어 9번 타자 안재연이 생애 첫 3루타를 터뜨리며 1-1 동점을 만들었고, 박성한의 2루 땅볼 때 안재연이 홈을 밟아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6회엔 선두타자 박성한의 안타와 에레디아의 사구, 김재환의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전의산이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최지훈의 적시타와 한유섬의 희생플라이로 리드폭을 4-1로 늘렸다.
아빌라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SSG 마운드는 흔들렸다. 아빌라에 이어 7회 마운드에 오른 문승원은 선두타자 페라자에게 2루타를 맞은 뒤 김태연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어 장규현에게 볼넷,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허용하자 SSG 벤치는 김민을 투입했고, 김민은 심우준과 최인호를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이건욱으로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SSG는 9회 마운드를 마무리 조병현에게 맡겼다. 전날 두산전 1-0 승리 때도 9회를 든든히 지켜내며 19세이브를 올렸던 조병현은 이날도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시즌 20세이브를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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