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들엔 표정이 있다.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표정 또한 드러나게 마련이다.
권력을 잡고 유지하기 위한 모든 행위라고 거창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정치(政治)의 모든 상황엔 표정들이 있다.
이미 엎질러진 정치의 단편에서 한 장면을 고른다. 솔직히 A컷은 아니다. 단편을 대표할 수 없는 B컷의 짤막한 이야기를 해본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장관직 겸직에 대해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다"라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10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과 당에 대한 그간의 비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용 후보자는 페트병에 담긴 물을 한모금 마신 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입니다"라고 인사를 하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지난 후보자 지명 이후 지금까지 말도 안되는 의혹들이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보도되고 아무리 당에서 설명하고 반박해도 제대로 보도조차 되지 않는 시간들이 있었다. 청문회까지 성실하게 설명을 준비하자는 인사청문준비단의 제안대로 한톨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준비해 왔다. 그러나 오늘까지도 청문회 일정조차 정해지지 못한 상황이다"라며 "국민의힘의 생떼가 근본 원인이겠지만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조차 억측과 악선동에 휩쓸리는 경향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이다.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 하는 부분들에 저 역시 필요하다고 판단해 하나하나 설명하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기자회견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많은 선배 동료 의원님들께서, 그리고 평론가들과 기자분들께서 제가 욕심이 많다고 비판하는 것을 새겨 들었다. 지금 이 자리에 욕심으로 서 있는가 지난 10여일간 수없이 생각했다"고 밝힌 용 후보자는 "먼저 의원직 겸직에 관해 말씀드리겠다. 야당 현역 국회의원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김대중 정부 DJP연합 이후 첫 번째 사례이다. 관례로 평가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야당 현역 의원을 지명한 연합의 취지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의미를 확인하고 국민께 소상히 설명해 드리기도 전에 민주당 대변인의 공개적인 입장이 게시되면서 짜여진 프레임대로 굳어져 버린 것이 매우 아쉽다. 더군다나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는 원칙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기본소득당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도 하나씩 설명했다.
보조금 수령을 위해 ‘유령시도당’을 창당했다는 보도에 대해선 "법률상 시도당은 반드시 사무소 주소를 두어야 하고, 유일한 상근자이자 사무를 직접 담당하는 위원장의 자택을 사무소 주소로 둔 것뿐이다. 선관위 신고 및 수리도 마친 사항이고, 선관위가 실사를 나오기도 했다. 당연히 허위 등록이 아니고 정당법상 위법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용 후보자는 "가족정당이라는 모욕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다"며 "당은 당헌과 당규에 따라 당원들의 총의를 모아 운영된다. 창당 직후, 당의 의결체계를 갖춰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유일한 회의 성원인 당대표가 회의를 열어 의결한 것, 그것을 사무총장 임명 예정자가 참관한 것을 ‘부부회의’라 고 폄하한다. 절차적 하자가 없을뿐더러, 내용적으로도 창당 과정과 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직자, 활동가들과 충분히 상의하였고, 임명 이후 별도의 인준 절차까지 거쳐야 하므로 제가 임명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부분 역시, 아무리 설명해도 동등한 비중으로 다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저와 동료들의 관계맺음을 성찰하며, 더 나은 사람, 더 좋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고민과 성찰을 저 개인의 영역에서 더 확장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자 노력할 것이다"라며 "언론인 여러분들께서 공정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검증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 공정하게 보도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은 오늘 인사청문회 일정 협의를 거부하고 예정된 전체회의를 열지 않았다. 자신들이 만들어낸 억측과 짜깁기가 국민 앞에 반박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밖에 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다면 인사청문회를 열어주십시오. 지금껏 준비해온대로, 오늘처럼 국민 앞에 성실히 답변드리겠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는 40여분이 넘는 긴 시간동안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과 기본소득당에 대한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기자회견 도중 미리 준비해 온 페트병 물을 마시며 목을 축였다. 청문회가 열리기 전 또 다시 용 후보자의 기자회견을 보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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