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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우리] 한·중앙亞 첫 정상회의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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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이틀간 서울서 개최
다양한 분야 호혜적 논의 전망
상호 신뢰·공통 이익 관점에서
협력 심화의 이정표 계기 되길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가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다. 중앙아 각국과의 외교관계가 수립된 지 3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과 중앙아 5개국 정상들이 함께 모여 다양한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과 중앙아 각국 정상은 상호 방문을 통해 양자 회담을 정례적으로 가져왔으며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 양자 및 다자 회의도 여러 차례 개최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한·중앙아 정상회의는 대한민국과 중앙아 5개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주요 의제를 다루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앙아는 대한민국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우선 중앙아는 우리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과 우라늄, 텅스텐, 리튬, 희토류 등 핵심 광물자원의 개발과 수입 다변화를 위한 자원외교의 핵심 파트너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앙아는 주요 수출시장이자 투자처로서의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중앙아는 중견국의 선두 주자인 대한민국이 평화, 번영, 기후변화 등의 국제적 이슈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다. 중앙아 국가들은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역내 및 역외 국가들과 다양한 형태의 다자 협력의 경험을 쌓아 왔다. 따라서 정상회의를 비롯한 중앙아 국가들과의 교류·협력 활성화는 다자 외교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축적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장덕준 국민대 명예교수·유라시아학
장덕준 국민대 명예교수·유라시아학

한·중앙아 협력 의제는 시기별로 변화해왔다. 수교 초기에는 전반적인 경제협력이 주로 논의되다가 2000년대에는 자원외교에 방점이 찍혔다. 그 이후 2010년대에는 개발협력이 주된 의제로 떠올랐다. 2020년대 이후 오늘날까지는 공급망 협력과 핵심광물 개발 등이 주된 협력 의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한 협력 의제들을 논의하고 실행하기 위해 한국과 중앙아 5개국은 2007년부터 정례 다자협의체인 한·중앙아 협력포럼을 개최해 왔다. 대한민국과 중앙아의 고위급(차관급) 대표들을 비롯해 업계, 학계, 문화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중앙아 협력포럼은 한국과 중앙아 국가 간 협력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와 의제를 논의하는 플랫폼이다. 2017년에는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한·중앙아 협력포럼 사무국이 설치되었다. 사무국 출범 이후 한국과 중앙아는 정례 회의를 통해 교통·물류, 에너지, 산업 현대화·다변화, 기후변화·환경, 보건·의료, 교육·문화 등 6개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한국과 중앙아 5개국 정상들이 직접 협력 의제를 논의한다는 측면에서 한국과 중앙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심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정상회의 이후가 더 중요하다. 차제에 한국과 중앙아 국가들 사이의 협력 관계를 향상할 방안을 차분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향후 중앙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첫째, 중앙아는 자원 개발, 수출시장 확대 등 우리의 수요를 충족시킬 대상이라는 도구적인 인식 대신에 호혜적 협력 파트너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둘째, 러시아와의 협력을 위한 중간 매개체 또는 대러 외교의 연장선상에서 접근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셋째, 우리의 이해관계만을 앞세우기보다는 상호 관심사를 수렴해 나감으로써 한국과 중앙아 국가들 사이의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 신뢰 자본의 축적이야말로 장기적으로 협력을 공고화할 수 있는 핵심적인 투자이다. 넷째,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한·중앙아 협력 모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통관, 디지털 금융 결제, 규제 표준 설정 등을 통해 이른바 ‘디지털 실크로드’를 구축함으로써 한국과 중앙아 국가들은 서로 견고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이번 회의에서 다수의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번 첫 정상회의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정상 간에 상호 신뢰와 공통 이익의 관점에서 협력 심화를 향한 이정표 설정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 나아가 이 회의가 수년간 중단되어 온 북방정책이 우회적으로나마 재추진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장덕준 국민대 명예교수·유라시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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