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20년물 중심 2300억 발행
개인 연금자금 유치 경쟁 본격화
해지·중도환매 제약 등 유의해야
퇴직연금 계좌를 통해 개인투자용 국채를 직접 매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장기 연금고객을 선점하려는 금융권의 유치전이 본격화했다. 은행권에 머물던 보수적인 연금 자산이 증권사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주요 시중은행과 증권사에서 개인투자용 국채 9월물 청약이 시작됐다. 그동안 전용 계좌에서만 매입할 수 있었던 개인투자용 국채를 이번 청약부터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서도 직접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달 개인투자용 국채 전체 발행 규모는 2300억원으로, 이 중 퇴직연금에 편입할 수 있는 10년물(1100억원)과 20년물(650억원) 등 장기물이 약 76%를 차지한다. 판매사는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NH투자·KB 등 증권사 5곳과 신한·하나·NH농협 등 은행 3곳이다.
퇴직연금에 담는 개인투자용 국채가 주목받는 배경으로는 장기 보유 시 얻을 수 있는 안정적인 금리와 절세 효과가 꼽힌다. 9월 발행분의 표면금리는 10년물 연 4.415%, 20년물 연 4.570%이며 각각 0.35%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세전 누적수익률은 10년물이 약 59.3%, 20년물이 약 161.3%에 달한다. 운용 수익에 대한 과세도 인출 시점까지 이연되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 시 3.3~5.5%의 연금소득세만 내면 된다.
증권사들은 특히 은행을 중심으로 쌓여 있던 연금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고객 유치전에 돌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타사 DC·IRP 자산을 이전하는 고객에게 상품권을, 삼성증권은 청약 고객에게 쿠폰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에 나섰다. 자금 이탈을 막으려는 은행권의 방어전도 치열하다. 신한은행은 국채 배정 고객을 대상으로 쿠폰 지급 이벤트를 진행하고, 하나은행은 전용 상품 출시와 함께 연금 자산 관리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나섰다.
증권사들은 국채 판매 자체의 수익뿐 아니라 이를 매개로 한 장기 연금고객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채라는 안전자산을 미끼로 타 금융사의 자산을 자사 플랫폼으로 유치하면, 향후 ETF나 리츠 등 다양한 투자상품으로 거래가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입 후 1년이 지나야 중도환매가 가능하며, 만기 전 해지 시 핵심인 가산금리와 연복리 혜택이 모두 사라진다. 금리가 하락해도 일반 국고채처럼 중도 매도로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없다.
전문가들은 초장기 상품 특성상 가입 시점의 금리가 수익률을 좌우하는 만큼, 목돈을 한 번에 넣기보다 시기를 나눠 매수하는 분할 투자가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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