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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터진 독감·코로나19 동시 유행… 전문가들 “올겨울까지 길게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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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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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신종플루 이후 가장 빠른 확산… “기후 아열대화로 계절 공식 깨져, 백신 접종 서둘러야”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 내부가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 내부가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통상 늦가을이나 겨울철에 본격화하던 독감(인플루엔자)과 코로나19가 8월 말 늦여름부터 동시에 확산하며 방역 당국과 의료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개학 시기와 맞물려 초등학생과 영유아 등 소아·청소년층을 중심으로 감염 환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8일 질병관리청 감시 자료에 따르면 8월 23일부터 29일(35주 차)까지 집계된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심 환자) 수는 외래환자 1000명당 13.3명으로 나타났다. 한 주 전(9.2명)과 비교해 44% 이상 급증했다. 전년 동기(6.4명) 대비 2배를 웃도는 수치로, 지난 절기 유행 기준선인 9.1명을 이미 넘어섰다. 8월에 독감 유행 수준을 넘어선 것은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이후 가장 빠른 속도라는 평가다.

 

◆ 어린이·영유아 중심 확산…코로나19 입원환자도 2배 급증

 

이번 독감 유행은 면역력이 취약한 소아·청소년층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별 의사환자 수는 7~12세 초등학생이 36.5명으로 가장 많았고, 1~6세 영유아도 22.6명에 달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현장에서 검출되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A형 H1N1 계통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재확산 지표도 뚜렷하다. 같은 주 감시 병원 기준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109명으로 집계됐다. 8월 초(48명)와 비교해 한 달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호흡기 검체 내 코로나19 검출률 역시 11.7%로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급성호흡기감염증 전체 입원환자 또한 전주 822명에서 1031명으로 25%가량 불어났다.

 

해외 상황도 유사하다. 일본은 8월 셋째 주쯤 전국적인 독감 유행이 시작됐으며, 대만과 홍콩 등 인접국에서도 7~8월부터 이례적인 유행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 “유행 올라가면 소강 드물어”…전문가들 ‘장기화 시나리오’ 일치

 

감염병 전문가 연구진(한국형 예측네트워크 시범운영 사업단)의 통계 시계열 예측 모형에 따르면 향후 유행은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뉜다. 9월 중 일시 진정된 뒤 12월 말쯤 전형적인 겨울 유행으로 이어지는 경우(시나리오 1)와, 현재의 유행세가 가을을 거쳐 겨울까지 넉 달 이상 완만하게 지속되는 경우(시나리오 2)이다.

 

연구진은 유행이 길게 이어지는 시나리오 2가 나타날 가능성에 약 70%의 무게를 두고 있다. 두 시나리오 모두 유행 정점의 높이는 유사할 것으로 보이나,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경우 절기 전체 환자 수는 단기 유행 대비 약 1.4배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상 현장의 감염내과 전문가 역시 이러한 장기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플루엔자 유행이 올라가기 시작한 이후에 다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경우가 흔치 않아서 지금 분위기로는 시나리오 2로 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며 “작년에도 한 달 이상 유행이 당겨졌는데 시나리오 2처럼 유행했고 올해도 비슷한 분위기가 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 아열대화된 기후 속 깨진 계절 공식…“백신 접종 서둘러야”

 

전문가들은 이번 조기 유행의 배경으로 지난겨울 유행하지 않았던 A형(H1N1)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공백과 함께 한반도의 기후 변화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이재갑 교수는 “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계절적 유행 패턴이 깨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겨울철에만 감염병이 집중되던 구조를 벗어나 연중 내내 바이러스가 도는 환경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여름철 지속된 기록적 폭염으로 밀폐된 실내 에어컨 가동 시간이 길어진 점도 확산 속도를 높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재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아프면 쉬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이라며 “증상이 있으면 등교와 출근을 미루고 실내 환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백신 접종 시기보다 유행이 먼저 찾아왔으므로 65세 이상, 임신부, 만성질환자, 영유아 등 고위험군은 국가 무료 접종 일정이 시작되는 대로 미루지 말고 맞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초기 발열과 기침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확한 감별 검사와 함께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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