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두 국가론 동의 어렵지만
北 입장 고려해 완전 무시는 못해
평화공존 위한 활용 지혜 모아야”
“대통령 당적보유 책임정치 안전판”
최대 권력 경찰개혁 최우선 과제로
부동산 정책 새 틀 ‘주거뉴딜’ 제시도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7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달라진 국제질서에 맞춰 한·미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적으로는 이재명정부 출범 15개월을 맞아 당정 간 ‘창조적 수평관계’를 내걸고 민심을 정부에 전달하는 집권당 역할을 강조했다. 검찰개혁 이후 커진 경찰 권력을 다음 개혁 대상으로 지목하고, 부동산 문제에서는 단순 공급 확대를 넘어선 ‘주거 뉴딜’을 제안했다.
◆“미국만 바라보는 세상 지났다”
김 대표는 이날 “미국만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났다”며 미국의 패권 변화와 한국의 전략적 가치 상승을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의 추월을 경계하고 동맹에도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기존의 대미 의존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반도체와 조선, 인공지능(AI) 등을 한국의 전략 자산으로 꼽으며 “미국의 압도적 패권은 줄었고, 한국의 자주 역량은 늘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필요로 하는 군함 건조 능력과 AI 개발 역량 등에서 한국의 가치가 과거보다 커졌다는 것이다. 미·중 경쟁을 두고도 “앞으로 몇십 년간 미·중 박빙 경쟁의 소용돌이를 헤쳐갈 국가전략과 의지를 가다듬어야 한다”며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국가 역량을 주문했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실용적 접근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역사든 국익이든 지킬 건 지키되 협력할 건 협력하자는 실용적 대일관이 커졌다”며 한·일 경제협력과 AI 데이터센터, 문화·관광 연계 등을 새로운 협력 분야로 거론했다. “과거를 지키되 미래도 지키는 관점에서 한·일 관계를 보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고도 했다.
◆“민심 직언”… 창조적 당정 수평관계
당정 관계에서는 ‘창조적 수평관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김 대표는 대통령의 당적 보유와 당정 일치를 “책임 정치와 정치 안정의 안전판”이라고 규정하면서도 “민심을 직언하며 확고하게 지원하는 책임 있는 집권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정부 출범 15개월을 맞아 여당 역시 국정 성과만 강조할 때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성장과 수출, 산업재해 감소, 출생 증가 등을 정부 성과로 거론한 뒤 “국정 수행에 대한 엄정한 평가의 시간이 왔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지금은 성과보다 문제와 과제를 철저히 점검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당 자체 혁신도 예고했다. 숙의와 AI 정당, 품격 토론을 통한 당원주권 강화와 함께 공천·재공천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중당적 문제도 바로잡겠다고 했다. 진보·개혁 정당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현행 20석인 국회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논의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군소정당이 요구해온 교섭단체 문턱 완화에 민주당 대표가 직접 호응한 것이다. 미국 중간선거 전 방미해 정부를 지원하는 정당 외교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검찰 다음은 경찰… “최대 권력 견제”
권력기관 개혁의 다음 대상으로는 경찰을 지목했다. 김 대표는 “제 식구 감싸기, 사건 암장, 무단 종결, 증거 은닉과 조작, 수사정보 유출, 개인정보 침해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외부 감사 확대와 수사 제척 사유 강화, 피해자에 대한 설명 책임 및 부실수사에 대한 법적 책임 강화 등을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검찰 수사권 축소 이후 경찰로 수사 권한이 집중되는 데 따른 견제 장치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경찰을 “최대의 권력으로 등장한 경찰”이라고 표현하면서 강력범죄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수사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도 병행하겠다고 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정부와 기업의 관계도 새롭게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민주적 상호 견제와 창조적 전면 협력이 배합된 정경 협력 관계로 발전시키겠다”며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되 시장 규율 강화도 병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3차 상법 개정에 이어 공시 강화와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 도입 등 시장 제도 개혁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AI 시대 양극화와 관련해서는 “K성장이 K자형 양극화로 전락하지 않도록 전 당력을 기울이겠다”며 ‘AI시대 민생안정’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공급 넘어 ‘주거 뉴딜’… 서울시와 협력
부동산 문제에서는 공급 확대를 넘어 주거정책의 틀을 바꾸는 ‘주거 뉴딜’을 제시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이해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주거정책 거버넌스를 만들고, 기금과 개발·매각 수입에 의존해온 주택 예산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공급 확대를 위해 역세권·준공업지역 고밀·복합개발뿐 아니라 서울시가 제안한 물재생센터 복합개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회와 대법원 주변 고도제한에 대해서는 “권위주의 시대의 산물”이라며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3기 신도시는 2030년까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전례 없는 속도”로 추진하고 이미 발표된 택지는 신속하게 착공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주거정책을 놓고 야당과 서울시에도 협력을 제안했다. 주거정책 관련 여야 협의체를 만들거나 기존 민생경제협의체에서 주택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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