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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식의세계속으로] 프랑스의 ‘새해’, 유럽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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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서 한 해는 9월부터… 대선 레이스의 시작점
내년 어떤 대통령 뽑히는지가 유럽 앞날 좌우

프랑스의 한 해는 사실상 9월에 시작해서 이듬해 7월에 끝난다. 8월은 바캉스의 시즌이라 거의 한 달 모든 활동이 중단된다. 프랑스 사람들은 9월을 바캉스에서 돌아온다는 의미의 랑트레(귀환, rentree)라고 부른다. 학교에서는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고 다양한 스포츠 시즌도 가을과 동시에 열린다. 대부분 다이어리는 1월이 아닌 9월부터 다음 해 여름까지 이어진다.

이번 가을 프랑스식 새해인 랑트레가 중요한 이유는 내년 봄에 예정된 대선 레이스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핵심 강대국 프랑스와 독일 가운데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의 연정은 2029년까지 임기를 누릴 수 있다. 프랑스에서 내년 어떤 대통령을 선출하는가에 따라 유럽의 미래는 물론, 지정학적 변화가 극심한 세계에서 유럽의 역할을 점쳐 볼 수 있다.

현재 독일, 스페인, 폴란드 등 유럽 주요 국가에는 중도 정권들이 있지만, 이탈리아에는 조르자 멜로니 극우 총리가 버티고 있다. 프랑스에서 만일 극우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유럽의 균형 자체가 극우 방향으로 급하게 쏠릴 가능성이 있다.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나 영국의 리폼UK 등 주변 국가의 극우 성장을 자극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프랑스에서 현재 여론조사는 극우 민족연합(RN)의 마린 르펜이 30%를 넘는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결선 투표에서도 승리한다는 예측이다. 최근 민족연합은 영국의 리폼UK와 상징적 협약을 맺어 두 정당이 집권할 경우 이민을 강력하게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극우에 대한 지지가 확고한 만큼 극좌에 대한 여론도 탄탄하다. ‘불굴의 프랑스’(LFI)라는 전투적 명칭의 세력을 이끄는 장뤼크 멜랑숑은 2012년, 2017년, 2022년 세 차례 대전에 도전해 각각 11%, 19%, 21%의 득표율을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면 마린 르펜이 결선에 올라가고,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멜랑숑과 중도 세력 대표주자가 경쟁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극우와 극좌가 각각의 세력을 상징하는 대표 정치인을 보유한다면 중도는 다수가 출사표를 던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현재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은 에두아르 필립으로 멜랑숑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1기에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리를 맡았던 정치인으로 중도 세력의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역시 마크롱 밑에서 총리를 담당했던 가브리엘 아탈이 필립과 경쟁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사회당 계열의 라파엘 글뤽스만도 상당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전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도 대선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2027년 엘리제궁의 주인은 중도 세력의 결집 여부에 결국 좌우될 예정이다.

현직 마크롱 대통령은 영화·영상의 다보스를 지향하는 뤼미에르 정상회의를 통해 프랑스의 결정적 정치 시즌을 시작한다. 한국 이재명 대통령과 공동의장으로서 AI 시대 세계 영화·영상 문화 의제를 이끄는 리더의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말이다. 3선 연속 도전이 헌법상 불가능한 프랑스지만 마크롱은 한 임기를 쉬고 2032년의 대통령 복귀를 꿈꾸고 있을 터다. 현재 40대 후반이라 6년 뒤에도 불과 50대 초반의 젊은 후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조홍식 숭실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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