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재생센터 통폐합, 정부 도움도 필요
‘용산공원·탄천’ 양측 한 발씩 물러나야
정비사업 인허가권 市 권한은 그대로
吳 시장의 난개발 우려는 진실 숨기기
소규모 개발 자치구에 넘기고 지원해야
강남·한강벨트 넘어 여당에 쉽지 않아
서울 부동산정책 근본적 재검토 시점
여의도 탈피 ‘광화당사’ 혁신 출발점
“서울에 물재생센터가 4곳인데, 4곳을 3곳으로 줄이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서울시당 위원장은 서울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물재생센터 4곳을 3곳으로 통합해 남는 부지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준공업지역과 철도 차량기지도 복합개발 대상으로 올려 정부와 서울시가 함께 공급 부지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용산공원과 탄천을 둘러싼 공급 갈등에는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며 양측이 한 발씩 물러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인허가권을 구청장에게 넘기는 방안에 반대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서는 “본인만 맞고 구청장들은 난개발할 것이라는 주장은 누워서 침 뱉기”라고 직격했다.
김 위원장은 6·3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서울 선거지형이 민주당에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울을 못 이기고선 전국 선거를 얘기하기 어렵다”며 부동산과 청년 문제를 김민석 대표 체제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완화된 부동산세제 개편안에 대해서는 “당의 요구를 수용한 상당히 진전된 안”이라고 평가했다. 민간은 재개발·재건축, 공공은 임대주택 공급에 강점을 살리는 역할 분담도 강조했다. 최근 서울시와는 주택 공급을 위한 비공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를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만난 데 이어 지난 5일 통화로 추가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서울의 주택 공급을 늘리려면.
“서울 내 공장지대가 추가로 들어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준공업지역과 철도 차량기지를 복합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가 시행령만 조금 고치거나 도시계획을 손보면 된다. 서울에 물재생센터가 4곳인데, 4곳을 3곳으로 줄이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서울시만으로 감당이 안 될 테니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 성북구청장과 청와대 비서관을 했던 경험을 동원해 창의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찾아보겠다.”
―용산공원과 탄천을 놓고 맞서고 있는데.
“정부와 서울시가 한 발씩 물러나 논의해야 한다. 용산공원에 청년·신혼부부용 주택을 공급하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으니 서울시도 같이 논의해야 한다. 탄천도 정부가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국민을 설득하고 서울시와 여야가 협의해야 한다. 탄천 물재생센터 부지 11만평을 그대로 옮기지 못한다면 그린벨트 지역으로 옮기는 식의 타협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는 타협의 예술 아닌가.”
―서울시와의 소통은.
“최근 서울시와 용산공원 문제를 포함해 정부와 서울시가 대립할 건 하더라도 청년과 시민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자는 큰 틀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용산 문제 외에 정부가 서울에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 적극 검토할 자세가 돼 있다는 것이 서울시 입장이더라. 저는 그린벨트나 준공업지역, 차량기지, 물재생센터 등에 대한 협력에서 서울시가 전향적 자세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서울시가 안고 있는 고민을 제시하면 우리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비공개 소통을 계속할 예정이다.”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인허가권 이양은.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지정 470여곳 가운데 500세대 이하만 보면 약 21%이고 소규모 정비사업까지 포함하면 약 40%다. 오 시장은 난개발을 우려하며 반대하는데, 서울시가 지정한 곳은 난개발 아닌가. 그건 누가 평가하나. 오 시장에게 제발 거울 좀 보고 물어보라고 하고 싶다. 본인만 맞고 구청장들은 난개발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다. 교통영향평가 등 서울시를 거쳐야 하는 절차도 그대로 있다. 오 시장의 난개발 우려는 진실을 숨기는 거짓말이다. 정말 ‘닥치고 공급’에 동의한다면 필요한 소규모 개발은 자치구에 권한을 넘기고 서울시는 종합계획을 세워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자기 권한은 놓지 않으면서 정부에 돈을 달라는 식이어선 안 된다.”
―정부가 제출한 부동산세제 개편안은.
“실거주 방향은 유지하면서 1주택자를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상당히 진전된 안이라고 본다. 비거주 1주택자도 근무지 이동이나 여러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폭넓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제 당에서 일희일비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민들과 소통하며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서울의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 문제는.
“‘좋은 전세 공급자’로서 다주택자의 기능은 살리되 투기는 막는 큰 틀의 방향이 좋다고 본다. 서울은 점점 더 글로벌화한 도시가 될 것이다.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차원에서도 고가 주택, 좋은 주거지에 대한 수요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는 게 정상이다. 중요한 것은 실거주자는 불편하지 않고, 집이 없는 사람도 전월세 때문에 과도한 압박을 받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고가 주택은 세제의 문제이지 공급의 문제는 아니다. 투기적 기대가 없다면 일정한 보유세를 내면서 살면 된다. 세 부담을 높여 집을 팔라는 식의 압력은 정책 목적이 아니라고 본다.”
―청년·실수요자 주거 대책은.
“서울 인구는 감소세지만 가구 수는 늘었다. 1, 2인 가구가 늘어서다. 이들이 당장 주택을 소유하려는 것은 아니다. 기회와 주거 사다리가 제공되길 원한다. 민간의 장점이 재개발·재건축이라면 공공은 매입임대를 포함한 임대주택 정책을 훨씬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공공은 수요에 맞춰 상대적으로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민간 임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대출은 투기를 막되 실수요자와 청년에게는 지금보다 지원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6·3 지방선거를 평가하면.
“강남, 한강벨트를 넘어 점점 서울이 민주당에 쉽지 않은 지역으로 변해가고 있다. 서울의 30·40대가 경기로 빠져나가는 인구 변화도 선거 지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서울을 못 이기고선 전국 선거를 얘기하기 어렵다. 대선을 염두에 두면 특히 그렇다. 지방선거에서 서울이 준 충격을 계기로 당과 정부가 서울 부동산정책을 근본적으로 다시 봐야 할 시점이다. 특히 1주택자는 보호하려고 노력한다는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비거주 1주택자를 폭넓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
―김민석 지도부의 가장 큰 과제는.
“전당대회 직후 국정 지지도와 정당 지지도가 보합세 내지 약보합세다. 특히 20·30세대와 여성들의 지지가 많이 떨어졌다. 김민석 대표 앞에 놓인 두 가지 키워드는 결국 청년과 부동산이다. 청년들에게 민주당은 좋은 직업에 집 있고 누릴 것 다 누린 50·60세대가 주도하는 정당으로 비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민주당이 안전 문제에 감수성이 있는 정당이라고 기대했는데 지금 보니 소홀히 하는 것 같다는 실망감을 갖게 됐을 것이다. 20·30세대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느냐가 김민석 체제의 시험대다.”
―제2광화당사의 역할은.
“여의도에서 펼쳐지는 ‘그들만의 리그’가 청년들이 생각하는 민주당의 ‘꼰대 이미지’와 닮았다. 자기들끼리 구름 위에서 놀고 뭔가 결정하는, 우리와 상관없는 정치라고 청년들이 느낄 것이다. 직접 청년들의 삶 한복판에 들어가야 정치가 변화의 단초를 만들고 신뢰도 받을 수 있다. 광화당사는 혁신의 의지이자 실천의 출발점이다. 광화문은 일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서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다만 뭔가 선물을 주고 시혜를 베풀려는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 청년 당사자와 문제를 함께 풀 수 있는 ‘청년 지원세력’이 같이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위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세종문화회관 근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당 운영 계획은.
“제 꿈은 ‘민주당의 미래를 보려거든 서울시당을 보라’는 마음가짐으로 민주당의 황금시대에 엔진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 서울시당이 뭐 하는 곳이냐고 묻는다면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서울시당’이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모토다. 결국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 가야 할 정당 혁신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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