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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극우정당 득세에 메르츠 정권 외통수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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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D, 지방선거 1위로 세계대전 후 첫 주정부 눈독
방화벽 원칙 고심… 고수시 당내 반란·분열 위험
AfD 용인시 연정붕괴·친러세력의 정보·안보 접근 우려

6일(현지시간) 치러진 독일 작센안할트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성향 독일대안당(AfD)이 큰 격차로 1위를 차지하면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연방정부 총리와 그의 소속 정당인 중도보수 기독민주연합(CDU)이 고민에 빠졌다.

◇ 단독과반에 3석 미달…세계대전 종식 후 첫 지방정권 가능성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작센안할트주 로이나 소재 UBP 바이오케미컬스를 방문한 후 기자회견을 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EPA 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작센안할트주 로이나 소재 UBP 바이오케미컬스를 방문한 후 기자회견을 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EPA 연합뉴스

독일 공영방송 ZDF의 6일 오후 11시 22분(한국시간 7일 오전 6시 22분) 기준 집계에 따르면 AfD는 득표율 44.4%로 주의회 총의석 83석 중 과반(42석)에 가까운 39석을 단독으로 확보했다.

CDU는 득표율 17.2%, 의석 15석으로 2위로 밀려났다.

중도좌파 독일사회민주당(SPD), 녹색당, 좌파당 등 좌파 정당들이 각각 득표율 9.1%, 8.9%, 8.6%로 당별로 8석씩을 얻었고, 극좌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득표율 5.2%로 5석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AfD는 다른 원내 정당들 중 단 하나만 연정 파트너로 잡는 데 성공하거나 다른 당에서 의원 3명 이상을 빼 오면 과반 지지로 주정부 연정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작센안할트주 지방선거 투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후 독일대안당(AfD)의 주 총리 후보자인 울리히 지그문트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작센안할트주 지방선거 투표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후 독일대안당(AfD)의 주 총리 후보자인 울리히 지그문트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또 정당간 연정 구성 등 다른 당의 적극적 협조나 다른 당 의원들의 이탈이 실현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주 헌법상 AfD의 총리 후보인 울리히 지그문트가 총리가 되고 소수정부를 수립할 수 있는 길이 없지는 않다.

총리 선출 투표에서 기권하는 등 소극적인 방식으로 AfD에 사실상 협조하는 다른 당 의원들이 많아진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에 따라 메르츠 총리와 CDU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며, 이 선택은 AfD뿐만 아니라 CDU와 현 연방정부 연정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

독일에서 극우정당이 주정부를 수립하는 사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한 차례도 없었다.

이는 나치 정권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그 추종자들의 반민주주의적 성향을 경계하는 사회적 공감대 때문에 이어진 전통이었다.

◇ 수십년 유지된 '극우 방화벽' 원칙 폐기 가능성

AfD를 제외한 우파와 좌파의 독일 정당들은 AfD를 비롯한 극단주의 정당의 권력 접근을 봉쇄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협조를 거부하는 이른바 '방화벽'(Brandmauer) 원칙을 수십년간 견지해왔다.

메르츠는 방화벽 원칙을 철저히 견지하면서 소극적 협력조차 배제해왔으나, AfD 지지세가 강한 작센안할트 등 동부 독일의 CDU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방화벽에 대한 의견 차이로 CDU 당내에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비판론자들은 CDU가 AfD를 무작정 배척함으로써 유권자가 소외되는 결과가 초래됐으며, CDU의 정책 의제를 지지하지 않는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해야만 하게 돼 정책 교착이 발생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마셜펀드의 수다 데이비드윌프 부대표 겸 선임연구원은 "방화벽은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핵심 정책"이라며 "이는 독일에서 보수주의자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와 직결된다. AfD의 친러시아 성향이나 유럽에 대한 적대감 등을 보면, 보수주의는 AfD가 지지하는 많은 것과 정반대다"라고 말했다.

◇ '통치권 얻었다'…AfD, 주정부 구성 의지 밝혀

AfD 공동대표 앨리스 바이델은 "역사적인 결과"라며 "우리는 통치하라는 매우 분명한 위임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당이 단독 과반에는 조금 미달했으나 AfD가 주도하는 정부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는 주의원들에게 손을 내밀겠다고 덧붙였다.

선거가 끝난 직후 BSW는 공식적으로 방화벽 정책 폐기를 촉구하면서 유권자들이 방화벽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로 물러나게 된 CDU 소속 작센안할트 주총리 스벤 슐체는 방화벽을 여전히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그는 공영방송 ZDF에 당이 패배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1년 6월 치러진 지난번 선거와 비교하면 CDU 득표율은 19.9%포인트 감소해 반토막에도 못 미쳤다. AfD 득표율은 23.6%포인트나 치솟았다.

◇ 진퇴양난 몰린 CDU…방화벽 유지하면 당내 반란·분열

이런 상황에서 CDU 당대표인 메르츠 총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는다고 WSJ는 설명했다.

첫번째 선택지는 CDU가 방화벽을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CDU가 SPD·녹색당·좌파당·BSW까지 포괄하는 폭넓은 연정을 만들어 주정부를 구성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에 대해 CDU 주의원들 사이에 강한 저항이 있어 당내 반란과 분열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이는 지지율이 낮고 당내 입지도 약화된 메르츠에게는 부담스럽다.

두번째 선택지는 메르츠가 방화벽 원칙을 포기해버리고 작센안할트주 CDU에 AfD를 상대하는 방식에 재량권을 주는 경우다.

그러나 이것 역시 당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데다가 현재 SPD가 참여하고 있는 연방정부 연정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SPD는 AfD와 어떤 방식으로든 협력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 인구 230만 작은 주지만 안보·정보에 친러세력 접근 우려

AfD가 이번 선거에서 거둔 성과는 1950년대 이래 독일 전역을 통틀어 주의회 선거에서 단일 정당이 거둔 결과들 중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좋은 수준이다.

다만 작센안할트는 옛 동독 지역에 속하며 인구가 230만명으로 독일 전체(8천350만 명)에서 비교적 작은 주이며, 연방정부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

문제는 만약 AfD가 독일 주정부 구성에 사상 최초로 성공하게 된다면 안보와 정보 분야에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다.

AfD가 경찰과 독일 국내 정보기관인 연방헌법수호청(BfV)과 그 작센안할트주 지부에 대한 접근 권한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BfV의 업무에는 극단주의 조직 감시가 포함돼 있으며, BfV는 작년 5월에 AfD를 공식적으로 '반헌법적 우익 극단주의 조직'으로 확정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확정 지정의 효력은 법원 결정으로 일시 보류된 상태다.

또 친러시아 성향을 드러내 온 AfD가 비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 연방정부와 독일 전역의 안보 담당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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