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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페트병에 쌀·보리차 담아뒀는데”… 개봉 하루 만에 세균 4만 마리 증식 위험 [헬스&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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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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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병목 탓에 내부 건조 불가·곡물 아플라톡신 곰팡이독소 주의
식품 보관 대신 ‘페트병 깔때기·비닐 디스펜서’ 재활용법
재사용 생수병.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재사용 생수병.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버리기 아까워서 씻어 말린 뒤 잡곡 담아뒀는데…”

 

생수를 다 마신 뒤 남는 투명한 페트병(PET)을 주방 찬장에 모아두는 가정이 많다. 뚜껑이 있어 밀폐가 잘 되는 데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여 보리차를 끓여 담아두거나 쌀, 콩 등 곡물을 소분해 보관하는 용도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일회용 생수병을 세척해 식품을 다시 담는 습관은 위생 측면에서 상당한 위험을 안고 있다. 겉보기엔 투명하고 깨끗해 보여도 구조적 특성상 한 번 개봉한 페트병은 '세균 온상'으로 변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만 입으로 들어가는 식품 대신 살림 도구로 눈을 돌리면 생활 속 유용한 소품으로 얼마든지 재탄생할 수 있다.

 

눈에 안 보이는 세균 번식… 곡물 곰팡이독소 위험도

 

페트병 내부 세균 번식.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페트병 내부 세균 번식.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시판 생수병은 1회용으로 설계된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재질이다. 병 입구가 좁고 길어 솔이나 스펀지가 내부 구석까지 닿지 않아 물리적인 세척이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물로 헹군 뒤 뒤집어 놓아도 내부 습기가 완전히 마르지 않고 며칠씩 남아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 상태에서 보리차 같은 곡차를 담아두면 남아 있던 세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한다.

 

쌀이나 잡곡을 보관할 때도 안심할 수 없다. 완전히 건조되지 않은 페트병 안에서 곡물이 미세한 수분을 머금으면 눈에 띄지 않게 곰팡이가 피거나 곰팡이독소(아플라톡신 등)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냄새나 기름기를 없애겠다고 뜨거운 물을 붓거나 삶으면 열에 약한 페트병이 찌그러지며 미세플라스틱이나 유해물질이 용출될 위험도 커진다.

 

깔때기부터 비닐 디스펜서까지… 살림 속 반전 변신

페트병 깔때기 활용.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페트병 깔때기 활용.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식품 보관용으로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더라도, 물기가 닿지 않는 살림 도구로 전환하면 페트병은 훌륭한 수납·정리 도구가 된다. 가위나 칼로 쉽게 잘라 모양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가장 손쉬운 활용법은 '주방 깔때기'다. 페트병 윗부분을 10cm 안팎으로 자르면 비식품 분말이나 세제, 흙 등을 좁은 입구에 흘리지 않고 붓는 깔때기로 제격이다.

 

비닐봉지 디스펜서 활용.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비닐봉지 디스펜서 활용.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몸통 부분은 '비닐봉지 디스펜서'로 탈바꿈한다. 페트병 위·아래를 잘라낸 뒤 싱크대 안쪽이나 다용도실 벽면에 고정하고, 접어둔 종량제 봉투나 비닐 쇼핑백을 차곡차곡 넣어두면 아래쪽에서 한 장씩 뽑아 쓰기 수월하다.

 

신발장이나 현관에서는 '장우산 물받이'로도 유용하다. 2리터들이 페트병 윗부분을 잘라 현관 구석에 세워두면, 비 오는 날 젖은 우산 끝을 꽂아두어 바닥에 빗물이 흥건하게 고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책상 서랍 안에서는 둥근 몸통을 반으로 잘라 케이블선이나 펜을 굴러다니지 않게 잡아주는 칸막이로 쓰인다.

 

버릴 땐 '라벨 떼고 찌그러뜨리기'… 투명 페트 분리배출 요령

 

투명 페트병 분리수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투명 페트병 분리수거.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더 이상 활용할 곳이 없어 버려야 할 때는 투명 페트병을 별도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 투명 페트병은 고품질 재생 섬유로 재탄생할 수 있는 자원이지만, 배출 방식을 어기면 일반 쓰레기로 분류된다.

 

올바른 배출 순서는 세 단계다. 먼저 내용물을 깨끗이 물로 헹군 뒤, 겉면에 붙은 비닐 라벨을 절취선을 따라 완전히 뜯어내 비닐류로 따로 버린다. 이어 병을 발로 밟거나 손으로 납작하게 압착한 뒤 뚜껑을 닫아 배출한다. 뚜껑은 크기가 작아 선별장 마찰 과정에서 유실되기 쉬우며, 닫아서 배출해도 재생 공정의 물 세척 단계에서 재질 차이(PET는 가라앉고 뚜껑인 PE·PP는 뜸)로 자동 분리된다.

 

생수병은 한 번 쓰고 비우는 용도로 만들어진 일회용품이다. 알뜰하게 다시 쓰겠다는 생각이 자칫 가족 건강을 위협하는 세균 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과의 접촉은 과감히 끊고, 생활 속 정리 도구로 수명을 늘린 뒤 규정에 맞춰 분리배출하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한 재활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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