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범모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대만관’ 명칭 논란 끝에 중국관이 철수한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파빌리온 운영 제도를 전면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4일 광주비엔날레전시관 거시기홀에서 열린 제16회 광주비엔날레 개막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관이 끝까지 함께하기를 바랐지만 결국 철수로 이어져 아쉽다”며 “이런 사태까지 오게 돼 송구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파빌리온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립대만미술관(NTMoFA)의 전시 명칭을 둘러싼 갈등에서 시작됐다. 대만 측은 당초 ‘대만관(Taiwan Pavilion)’으로 협의해왔지만 광주비엔날레 측이 기관명인 ‘NTMoFA’로 변경했다며 반발했다. 일부 참여 작가와 국내외 미술계에서도 ‘정치적 검열’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논란 끝에 최근 대만관으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이번에는 중국 측이 반발했다.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에게 유감과 우려를 전달했고, 중국관 참여 작가들은 작품 설치를 중단한 뒤 전시에서 철수했다.
윤 대표는 재단이 애초 대만과 ‘국가관’ 운영에 합의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처음에는 작은 규모의 기관이 신청했고 이후 국립대만미술관으로 바뀌었다”며 “재단과 대만 측이 문서로 합의한 것은 양 기관이 서명한 협약서로, 국가관이 아닌 기관관이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만관이라는 이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검열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여러 단체가 힘을 보태면서 파장이 커졌다”며 “본전시까지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 명칭을 바꿨고 외교 문제로 비화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중국과 불편한 상황을 겪게 돼 민망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파빌리온 운영 체계도 손질하기로 했다. 광주비엔날레는 2018년부터 본전시와 별도로 국내외 미술·문화 기관들이 참여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국립대만미술관을 포함한 11개 기관과 이탈리아·스위스 등 16개 국가관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윤 대표는 “국가관과 기관관을 나누는 방식 자체가 지금과 같은 혼란을 만들 수 있다”며 “참여 신청도 너무 많아 광주의 전시 공간이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만큼 파빌리온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지금부터 연구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가 예술 행사를 둘러싼 정치·외교 문제로 확산한 데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윤 대표는 “우리는 예술 기관이고 정치는 정치”라며 “이를 겹쳐 보기보다 순수예술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 본전시 예술감독인 호추니엔도 파빌리온과 본전시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충격적인 일 때문에 관심이 갑자기 논란으로 몰릴 수 있다”며 “우리가 모인 이유는 예술을 존중하고 그 힘을 믿기 때문이고, 이런 논란이 본전시에 대한 논의를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이날 개막식을 열고 5일부터 11월 15일까지 72일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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