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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닝 8K 1실점’ 에이스 곽빈에게 패전 멍에 씌우는 두산의 ‘식물 타선’...이대로면 가을야구도 ‘찍먹’으로 끝난다 [잠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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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남정훈 기자 che@segye.com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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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LG 문정빈을 삼진아웃 시킨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LG 문정빈을 삼진아웃 시킨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잠실=남정훈 기자] 7이닝 100구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자책). 응당 승리투수가 되어야 마땅한 호투다. 아니 승리투수는 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노 디시전은 되어야 한다. 그런데 패전의 멍에까지 뒤집어쓰고 말았다. ‘식물 타선’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타선이 무기력했다. 두산이 올 시즌 KBO리그 전체를 호령하는 최고의 에이스 곽빈을 땡겨쓰고도 ‘잠실 라이벌’ LG에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이런 타선으로는 제 아무리 벤자민-로그 외인 원투펀치에 곽빈-최민석으로 이어지는 최강 원투펀치를 보유했다고 해도 가을야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막 ‘찍먹’하고 끝날지도 모른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KBO리그 LG와의 홈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선발 매치업만 보면 두산의 완승이 예상됐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11승5패 평균자책점 2.36 탈삼진 169개로 평균자책점-탈삼진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에이스 곽빈을 선발로 내세웠다. 반면 선발진이 구멍난 LG는 2년차 신예 박시원을 냈다. 프로 데뷔 후 아직 승리가 없는 박시원의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성적은 3패 평균자책점 5.20. 직전 등판인 지난달 27일 NC전에서도 1.2이닝 6실점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던 바 있다.

 

그러나 경기는 예상과는 달리 투수전으로 흘렀다. 두산 타선은 씩씩하게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박시원의 공을 좀처럼 때려내지 못했다. 박시원은 5이닝 동안 2피안타 4사구 2개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5이닝을 채웠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1회초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1회초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빈도 왜 자신이 올해 최고의 선발 투수인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최고 158km까지 찍은 대포알 포심을 앞세워 LG 타선을 압도했다. 다만 4회 1사 후 LG 타선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오스틴에게 8구째 승부 끝에 하이 패스트볼을 통타당해 솔로포를 허용한 게 옥에 티였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4회초 1사 상황에서 LG 오스틴이 솔로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4회초 1사 상황에서 LG 오스틴이 솔로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두산 타선은 이 한 점조차 극복해낼 힘이 없었다. LG가 앞선 2경기에서 접전 상황을 승리로 만드느라 주요 필승조인 우강훈, 케네디를 소진해 휴식을 부여했음에도 박시원이 내려간 뒤에 올라온 좌완 이우찬과 우완 김진수에게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8회 우완 2년차 김영우가 올라온 뒤 제대로 된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정수빈과 박찬호의 연속 안타로 1,3루를 만들었다. 외야로 가는 플라이 하나면 동점이 가능한 상황. 그러나 안재석은 섣부르게 덤비다가 유격수 팝플라이로 3루 주자 정수빈을 불러들이지 못했고, 대타 강승호도 중견수 플라이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9회말 LG 마무리투수 손주영이 승리를 확정짓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9회말 LG 마무리투수 손주영이 승리를 확정짓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지막 9회. LG 마운드에는 마무리 손주영이 섰다. 지난 이틀간 연투했지만, 한 점 차 박빙 리드를 지키기 위해 데뷔 첫 3연투에 나섰다. 선두타자 양의지를 3구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김민석에게 맞은 2루타성 타구를 중견수 박해민이 끊어내지 못하고 뒤로 흘렸고, 김민석은 3까지 내달려 1사 3루의 천금같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9회말 1사 상황에서 두산 김민석이 3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9회말 1사 상황에서 두산 김민석이 3루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루가 비었으니 병살 위험도 없었다. LG 내야는 동점을 막기 위해 전진 수비를 했다. 땅볼 하나면, 외야로 가는 플라이 하나면 곽빈에게 지워진 패전투수의 멍에를 지움과 동시에 끝내기 승리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

 

타석에는 외인 세베리노. 그러나 세베리노는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3구째 커터는 그대로 흘려보내더니 4구째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떨어지는 커브에는 어이없는 헛스윙을 하며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럴거면 왜 카메론을 방출했나 싶을 정도로 영양가 제로의 타자 세베리노의 면모가 다시 한 번 드러난 장면이었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7회말 1사 상황에서 두산 세베리노가 타격 후 1루를 향하던 중 LG 투수 김진수와 부딪히고 있다. 결과는 태그아웃. 연합뉴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두산의 경기. 7회말 1사 상황에서 두산 세베리노가 타격 후 1루를 향하던 중 LG 투수 김진수와 부딪히고 있다. 결과는 태그아웃. 연합뉴스

이어 타석에 들어선 건 최근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조수행. 이를 의식한 손주영은 조수행을 볼넷으로 걸어내보냈고, 조수행은 2루를 훔쳐 2사 2,3루. 안타 한 방이면 끝내기 승리까지 가능한 상황. 김원형 감독은 포수 김기연 대신 대타로 우타자 박지훈을 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박지훈은 3루 방면 땅볼을 쳤고, 다소 깊은 타구였지만 문보경은 이를 안정적으로 잡아 1루로 던져 경기를 끝냈다. 두산으로선 8,9회에 최소 동점을 만들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그때마다 과연 프로가 맞나 싶을 정도의 상황 판단력과 스윙으로 일관하며 승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게다가 이날은 올해를 끝으로 이별해야 하는 잠실구장에서 ‘한 지붕 두 가족’ LG와의 마지막 3연전이 펼쳐진 날이었고, 그 결말은 ‘스윕패’였다.

 

이번 3연전에서 두산 타선은 단 2점을 내는 데 그쳤다. 제 아무리 막강한 선발진에 김택연-이영하로 이어지는 수준급 불펜을 보유하고 있으면 뭐 하나. 이대로 5위로 가을야구 막차를 탑승하게 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절대 불리한 처지에 놓인다. 2경기에서 1무라도 허용하면 곧바로 시리즈 탈락이다. 현재 두산 타선으로는 가을야구만 ‘찍먹’하고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타선의 분발이 시급한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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