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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FA도 GS칼텍스에 잔류한 리베로 한수진 “한때 이적에 마음이 기울기도 했지만... 결국 정과 의리더라고요”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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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남정훈 기자 che@segye.com[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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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남정훈 기자]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의 리베로 한수진은 2025~2026시즌을 마치고 생애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2022~2023시즌을 마치고 얻은 첫 FA 때와는 팀 내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첫 FA 때만 해도 한수진의 역할은 ‘서베로’였다. 한다혜(SOOP)가 주전 리베로였고, 한수진은 서브를 넣은 뒤 후위 세 자리를 커버한 뒤 교체되는 역할이었기에 첫 FA 때 계약 조건은 총액 9000만원이었다.(이후 1억2000만원, 1억5000만원으로 오름)

 

두 번째 FA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다혜가 2023~2024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어 페퍼저축은행(현 SOOP)으로 이적하자 한수진은 주전 리베로로 도약했고, 주전 리베로로 맞은 두 번째 시즌인 2025~2026시즌에 GS칼텍스가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6전 전승으로 우승까지 차지했다.

 

‘우승 리베로’라는 타이틀을 얻고 FA 시장에 나왔으니 시장에서 꽤 인기가 있었다. 원소속팀인 GS칼텍스 외에도 다른 팀도 영입전에 참전했다. 그 팀 감독까지 만나 면담도 나눴고, 한수진은 “사실 8대2 정도로 이적에 마음이 기울었던 적도 있었다. 그때 그냥 사인까지 했다면 이적했을 수도 있죠”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수진은 2017~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자신을 전체 1순위로 호명해준 GS칼텍스에 남았다. 계약 조건은 3년, 연봉 총액은 연간 2억5000만원(연봉 1억5000만원+옵션 1억원)이다. 이제 ‘비싸신 몸’이 된 한수진이다. 

 

지난 1일 가평의 GS칼텍스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한수진은 이적하지 않고 GS칼텍스에 잔류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정과 의리 때문이죠”

 

한수진은 “주변에서는 의리, 정 이런 것 다 필요없다. 네가 좋은 곳으로, 네가 더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 그게 최고다. 이런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근데 저는 의리랑 정, 그게 먼저더라고요”라면서 “GS칼텍스에 오래 있었고, 동료들과 힘들고 좋았던 기억들이 떠오르다 보니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남기로 한거죠”라고 설명했다.

 

2025~2026시즌은 한수진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우승이 처음은 아니다. 2020~2021시즌에도 통합우승 멤버였다. 다만 그땐 주전 리베로가 아니었고, 2025~2026시즌은 명실상부 GS칼텍스 후방을 책임지는 주전 리베로였다는 게 다르다.

 

“언젠가 한 번은 진짜 풀타임 주전으로 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갖고 있었는데, 그게 생각보다 빨리 찾아와서 너무 좋은 경험이자 감사했죠”

 

한수진은 1m65의 단신임에도 고교 시절엔 공격수와 세터, 리베로까지 모두 소화하는 만능 플레이어였다. 단신이지만, 동 나이대 최고의 운동능력을 높이 산 차상현 감독(현 국가대표 감독)은 한수진을 1순위로 지명했다.

 

고교 시절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키가 프로에선 걸림돌이 됐다. 1m65라는 신장은 세터나 공격수로 쓰기엔 모자랐다. 결국 한수진은 리베로로 고정이 됐고, 이제는 어엿한 주전 리베로이자 국가대표로도 뽑히는 레벨까지 올라섰다.

 

리베로로 뛰고 있는 현재 자신의 모습이 고교 시절 그렸던 ‘프로 선수 한수진’의 상과 어느 정도 일치할까? “솔직히 세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고2 때쯤부터는 리베로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배구가 정말 좋아서 배구 선수를 시작한거지 세터를 하고 싶어서 배구를 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제 모습은, 고등학교 때 그렸던 상과 거의 일치한다고 보면 돼요”

 

그래도 키가 10cm만, 아니 5cm만 컸어도 한수진의 현재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리베로로만 뛰기엔 한수진의 다재다능함과 운동능력이 아깝다는 평가가 많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훈련을 마치고, 집에 가서도 아파트 벽이나 공원에서 공을 가지고 놀거나 아빠랑 체력 훈련을 더 하고 그랬거든요. 그때 운동을 너무 너무 많이 했던 게 키 크는 데 방해가 된 건 아닌가 싶을 때도 있긴 해요”

 

GS칼텍스에서 한수진의 역할은 주전 리베로에 그치지 않는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 GS칼텍스에서 주장은 유서연이지만, 훈련장에서 더 큰 소리로 후배들을 독려하고 때론 다그치는 역할은 한수진이 맡는다. 유서연은 “저는 좀 잘 참는 성격이라면 수진이는 할 말을 다 하는 성격이다. 수진이 덕분에 편하게 주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에 대해 묻자 한수진은 “가끔 후배들이 목적 없이, 노동하는 것처럼 훈련하는 모습이 나올 땐 정말 싫어하거든요. 조금이라도 작은 목표를 갖고, ‘지금 이 훈련을 왜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하면 그 효과가 정말 다르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보일 땐 가끔 쓴 소리를 할 때도 있죠”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대표팀에 가 있느라 자신의 루틴대로 시즌을 준비를 못했던 한수진. 이 여파로 지난 시즌 초반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가올 시즌엔 다르다. 대표팀 차출 없이 온전히 팀에서 시즌 준비를 치르고 있다. 시즌 전에 엄청난 훈련량을 가져가면서 몸을 만드는 스타일인 한수진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이다.

 

“저희 팀이 지난 시즌에도 슬로우 스타터였던 것 같은데, 다가올 시즌엔 시즌 초반부터 잘 하는 모습도 보여드리려고요. 그렇게 되면 통합우승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베스트7의 리베로 부문 수상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노력해보겠습니다. 리시브 효율을 더 끌어올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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