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사건을 잇달아 허위 종결한 경찰관이 사건을 계속 관리할 경우 업무 부담이 늘고 피로가 커질 것을 우려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제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 부 경장은 “실종자가 일반적인 성인이라 안일하게 생각했고, 미종결 시 챙겨야 할 일이 많아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감으로 허위 종결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제주경찰청은 프로파일링 분석 결과 “부 경장의 회피적 대처와 무책임한 태도가 결합해 허위 종결 범행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부 경장은 수사 초기 실종자들과 실제로 연락했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하거나 진술을 거부했다. 그러나 경찰이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디지털포렌식 결과 등 실제 통화가 없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자 결국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부 경장의 부도덕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행태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이번 사건은 한 경찰관의 개인적인 일탈로만 치부할 수 없다. 경찰에 대한 국민 불신은 단순히 실무적 사건 처리 대응 방식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해소되기 어렵다. 무능·부적격 경찰은 퇴출하는 등 향찰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부 경장이 지난해 3월10일부터 16개월 동안 제주서부서 실종수사팀에서 근무하며 종결한 실종사건 298건에 대한 1차 전수조사 결과, 부적정 처리 사례 25건이 추가로 발견됐다. 일선 경찰관의 허위 보고를 걸러내지 못한 지휘·감독과 내부 통제 시스템의 실패다. 그간 경찰의 실종사건 처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보여준다. 부 경장이 맡았던 사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서둘러 피해자 및 가족들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신고부터 종결까지 수사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고 피해자 관점에서 수사와 감시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
10월이면 검찰청이 폐지되고 경찰이 모든 수사를 책임지게 된다. 경찰의 수사권 독점에 대한 국민 불안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도 “권한만큼 책임도 강화돼야 한다”며 경찰개혁기구 신설을 지시했다. 경찰은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근본적인 쇄신 대책을 내놔야 한다. 정부와 여당도 준비되지 않은 형사 사법 개편이 초래한 부작용에 대해 돌아보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되살리는 등 실질적인 보완 입법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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