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섭취 열량의 20∼30%, 소화·대사에 사용
먹기만 해도 몸속 지방을 태우는 음식이 있을까. 섭취 후 열량 소모를 늘리거나 운동 중 지방 산화율을 높일 수 있는 식품 성분이 있다. 어떤 음식에 이런 성분이 들어 있으며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알아봤다.
◆ 커피 속 카페인…운동 중 지방 산화율 높여
스페인 레이후안카를로스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커피의 대표 성분인 카페인을 섭취했을 때 유산소 운동 중 지방 산화율이 높아졌다. 지방 산화는 몸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대사 과정이다.
연구팀은 성인 228명이 참여한 임상시험 18건을 종합했다. 참여자들은 운동 전 5시간 이내에 식사한 상태에서 카페인과 위약을 서로 다른 시점에 무작위 순서로 섭취했다. 이후 유산소 운동 중 지방 산화율을 측정해 두 경우를 비교했다.
지방 산화율 변화는 카페인 섭취량에 따라 달랐다. 체중 1㎏당 카페인 섭취량이 6㎎ 미만일 때는 지방 산화율이 높아졌지만, 6㎎ 이상일 때는 위약과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참여자의 유산소 운동 습관과 카페인 섭취 습관에 따라서도 결과를 나눠 분석했다. 활동적이지만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은 사람과 평소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던 사람에게서는 지방 산화율이 높아졌다. 반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왔거나 카페인을 자주 섭취한 사람에게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 녹차 속 카테킨·카페인…24시간 소비 열량 늘려
녹차에는 카테킨과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테킨은 녹차의 떫은맛을 내는 폴리페놀 성분이다. 카테킨과 카페인을 함께 섭취하면 몸의 열 발생과 지방 산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Obesity Reviews’에 발표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카테킨·카페인 혼합물을 섭취했을 때 위약보다 24시간 에너지 소비량이 평균 428kJ(약 102㎉) 증가했다. 하루 지방 산화량도 평균 12.2g 늘었다.
연구팀은 논문 6편에 포함된 18개 실험 조건을 종합했다. 모두 24시간 에너지 소비량과 지방 산화량을 측정한 단기 연구였다.
카페인만 섭취했을 때도 위약보다 24시간 에너지 소비량이 평균 429.1kJ(약 103㎉) 증가했다. 하루 지방 산화량은 평균 9.5g 늘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 고추 속 캡사이신·캡시노이드…하루 약 59㎉ 더 소비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은 캡사이신이다. 캡시노이드는 캡사이신과 구조가 비슷하지만 매운맛이 거의 없는 성분이다. 두 성분을 섭취하면 몸의 열 발생과 지방 산화가 늘어날 수 있다.
헝가리 페치대 연구팀이 관련 연구 9건을 종합해 국제학술지 ‘Critical Reviews in Food Science and Nutrition’에 발표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캡사이신이나 캡시노이드를 섭취했을 때 하루 에너지 소비량이 평균 245kJ(약 58.6㎉) 증가했다.
호흡상수도 낮아졌다. 호흡상수는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을 소비한 산소량으로 나눈 값으로, 탄수화물과 지방 중 어떤 영양소를 주로 에너지원으로 쓰는지 보여준다. 수치가 낮아진 것은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에너지 소비량 변화는 체질량지수에 따라 달랐다. 참여자들의 평균 체질량지수가 25를 넘는 연구에서는 하루 소비 열량이 약 69.8㎉ 늘었지만, 25 미만인 연구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 살코기·생선·달걀…소화할 때도 에너지 더 써
음식을 소화·흡수하고 영양소를 대사할 때도 에너지가 소비된다. 이를 ‘식이성 발열 효과’라고 한다. 단백질은 탄수화물이나 지방보다 소화와 대사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한림원 자료에 따르면 단백질로 섭취한 열량 가운데 약 20∼30%가 소화와 대사에 쓰인다. 탄수화물은 5∼10%, 지방은 0∼3% 정도다.
단백질은 포만감을 높이고 체중 감량 중 근육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살코기·생선·달걀·두부·콩류 등으로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조리할 때는 튀기기보다 굽거나 삶고, 고기는 지방이 적은 부위를 고르는 게 좋다.
커피·녹차·고추와 단백질 식품을 먹는 것만으로 체지방을 크게 줄이기는 어렵다. 지방 산화율이 잠시 높아져도 섭취 열량이 소비 열량보다 많으면 남은 에너지는 체지방으로 저장될 수 있다. 체중은 섭취 열량보다 소비 열량이 많을 때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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