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등 공통 관심사 매개로 한 ‘느슨한 연결’ 선호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이 약해지고, 마음이 맞는 소수와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확산하고 있다.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서로의 관계를 인정하면서 취미와 관심사를 매개로 필요할 때 가볍게 연결되는 ‘느슨한 관계’가 새로운 인간관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친구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현재 유지하고 있는 친구 관계의 폭은 2023년보다 전반적으로 좁아졌다.
현재 친구 수가 ‘3명 미만’이라는 응답은 38.0%로 가장 많았다. 이어 ‘3~5명 미만’ 30.9%, ‘5~10명 미만’ 15.9%, ‘10명 이상’ 6.4% 순이었다. 2023년과 비교하면 ‘3명 미만’은 33.1%에서 38.0%로 늘어난 반면 ‘5~10명 미만’은 18.5%에서 15.9%, ‘10명 이상’은 9.4%에서 6.4%로 줄었다.
친구 관계에 대한 체감도도 낮아졌다. ‘지금 당장 연락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응답은 89.4%에서 81.4%로 감소했고, ‘깊이 신뢰하는 친구가 있다’는 응답도 76.1%에서 69.9%로 낮아졌다. ‘현재 친한 친구들이 많이 있다’는 응답 역시 38.0%에서 32.9%로 줄었으며, ‘친구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다’는 응답은 26.1%에서 29.3%로 증가했다.
다만 친구가 줄었다고 해서 외로움이 커진 것은 아니었다. ‘친구가 없어서 외롭다’는 응답은 11.6%로 2023년(11.5%)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친구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는 응답은 31.5%에서 23.4%로 감소했고, ‘현재 나에게 좋은 친구가 꼭 필요하다’는 응답도 66.6%에서 59.2%로 낮아졌다. 반면 ‘친구는 진실한 친구 딱 한 명이면 충분하다’는 응답은 51.8%에서 58.1%로 늘었다.
관계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경향도 뚜렷했다. 응답자의 77.3%는 ‘나에게는 소수의 진짜 관계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답했고, 67.6%는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이미 편한 소수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응답했다.
친구를 판단하는 기준도 과거보다 현재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나이 차이가 나더라도 취향과 대화가 잘되는 사람이 친구’라는 응답은 74.3%, ‘과거는 몰라도 현재 같은 가치관과 취향을 가진 사람이 친구’라는 응답은 64.2%였다. 특히 20대의 동의 비율이 68.8%로 가장 높았고, 30대 66.4%, 40대 61.2%, 50대 60.4% 순이었다.
연락이나 만남의 빈도도 친구 관계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은 아니었다. ‘아주 가끔 연락해도 반가운 마음이 드는 사람이 친구’라는 응답은 86.3%였고, ‘솔직한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은 88.2%, ‘일상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은 82.0%로 나타났다.
가장 친한 친구의 조건으로는 ‘일상적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 71.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가 잘되는 것을 기뻐해주는 사람’(61.7%), ‘나의 아픔에 진실되게 공감해주는 사람’(57.1%) 순이었다.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데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었다. 응답자의 67.2%는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감정적 에너지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고 답했고, 52.9%는 ‘연락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감정적으로 소모적이라고 느낄 때가 있다’고 응답했다. 시간과 비용이 부담돼 만남을 줄인다는 응답도 39.8%였다.
이 같은 부담은 ‘느슨한 연결’에 대한 선호로 이어졌다. ‘필요할 때 연결될 수 있다는 안정감이 중요하다’는 응답은 76.6%, ‘원할 때 참여하고 부담 없이 빠질 수 있는 느슨한 형태의 모임이 좋다’는 응답은 72.0%였다. ‘사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71.1%, 운동이나 취미처럼 공통의 목적을 중심으로 한 모임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0.7%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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