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용어 입력 시간·키 간격·백스페이스 등 행동정보 분석
전문성 추정 오차 18.4%↓…의료·법률·금융 등 활용 기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사용자의 질문 내용뿐만 아니라 키보드를 두드리는 방식까지 분석해 전문성 수준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답변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같은 전문용어를 입력하더라도 키를 누르고 떼는 시간이나 다음 키로 넘어가는 간격, 백스페이스 사용 횟수 등이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에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 착안한 기술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컴퓨터공학과 공태식 교수팀이 질문에 포함된 전문용어와 타이핑 행동을 분석해 사용자의 전문성을 파악하고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개인화 AI 기술 ‘ExPerT’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기술은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의 의미 정보와 타이핑 과정에서 나타나는 행동 정보를 함께 분석해 사용자의 전문성을 5단계로 추정한다.
연구팀은 질문에 사용된 표현과 전문용어 등의 의미 정보에 키 입력 시간, 키와 키 사이의 간격, 백스페이스 사용 횟수 등 타이핑 정보를 더해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전문성 수준을 판단하도록 했다.
이후 추정된 전문성 수준과 원래 질문을 다시 생성형 AI에 전달해 사용자의 이해도에 맞춰 답변의 난이도와 설명 수준을 조절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같은 전문용어를 포함한 질문이라도 해당 분야에 익숙한 사용자인지 여부를 타이핑 행동 등을 통해 추정한 뒤 답변의 깊이나 설명 방식을 달리할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화학·컴퓨터과학·경영 분야 참가자 40명이 입력한 질문 1270개를 활용해 기술 성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질문의 의미 정보만 분석했을 때 AI가 추정한 전문성 수준은 참가자가 직접 평가한 수준과 평균 0.488단계 차이가 났다.
반면 타이핑 행동 정보까지 함께 분석하자 그 차이가 0.398단계로 줄었다. 타이핑 정보를 추가하면서 전문성 추정 오차가 18.4% 감소한 것이다.
기존 개인화 방식과 비교한 결과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지금까지의 대화 기록이나 사용자 프로필을 활용해 전문성을 추정하는 방식은 사용자가 직접 평가한 전문성 수준과 평균 1.162단계 차이를 보였다.
반면 질문마다 전문성을 새롭게 파악하는 ExPerT 방식은 그 차이를 0.488단계까지 줄였다.
연구팀은 고정된 프로필이나 과거 대화 기록에 의존하는 대신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하는 순간의 행동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현재의 전문성을 보다 세밀하게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태식 UNIST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기존 개인화 AI가 고정된 프로필이나 이전 대화 기록에만 의존해 실시간 맥락을 반영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며 “의료·법률·금융처럼 전문 지식 격차가 큰 분야의 전문 챗봇과 사용자별 이해도 파악이 중요한 에듀테크, B2B 고객 지원 시스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자 눈높이에 최적화된 개인화 AI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자연어 처리 분야 국제학술대회 ‘ACL(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 2026’에서 전체 투고 논문의 상위 4%에 해당하는 구두 발표 논문으로 채택됐다. 또 상위 2%에 주어지는 ‘SAC 하이라이트 어워드’를 수상했다.
연구 데이터 세트와 코드는 오픈소스 공유 사이트인 깃허브에 공개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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