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쿼터 포함 시 외인 최대 6명으로 늘어
선수협 “특정 포지션 쏠림·국내파 경쟁력 약화”
KBO가 2027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야구계 안팎의 논란이 뜨겁다. 리그의 질적 향상과 구단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KBO와 구단 측의 청사진이 있는 반면에 국내 유망주들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장기적인 국제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라는 반발의 목소리도 크다.
◆개편안의 핵심: ‘출전은 그대로, 보유는 넉넉하게’
KBO와 10개 구단은 최근 실행위원회를 통해 외국인 선수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안을 논의했다. 변화의 뼈대는 현행 3명인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5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여기에 올해 도입이 논의된 ‘아시아쿼터’까지 포함하면, 한 구단은 최대 6명의 외국인 선수를 벤치에 둘 수 있게 된다.
다만 KBO는 국내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1군 무대 엔트리 등록 및 실제 경기 출전 인원은 기존과 동일하게 3명으로 묶어둔다는 방침이다. 즉, 2~3명의 외국인 선수를 2군(퓨처스리그)에 예비 전력으로 상시 대기시키는 ‘풀(Pool)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부상 리스크 줄이고, 리그 경쟁력 높인다…반기는 구단
대부분의 구단은 이번 개편안을 강력히 지지하는 분위기다.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가장 큰 이점은 ‘전력의 안정성’ 확보다.
기존 제도하에서는 외국인 에이스가 다칠 경우, 대체 선수를 해외에서 물색하고 취업비자를 발급받아 리그에 적응시키기까지 최소 3~4주의 뼈아픈 전력 공백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예비 자원을 미리 확보해 두면 1군 선수의 부상이나 부진 발생 시 즉각적인 교체 투입이 가능해진다.
또한 선수들 간의 내부 경쟁을 유도하여 전반적인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단기 계약에 의존하는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에 대한 구단의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질 높은 외국인 선수들의 유입은 결국 팬들에게 더 수준 높은 야구를 선보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입장 밝힌 선수협
하지만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를 비롯한 야구계 일각과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가장 크게 대두하는 문제는 ‘특정 포지션 쏠림 현상’에 따른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 약화다.
현재 KBO리그 구단들은 대체로 투수 2명, 타자 1명으로 외국인 쿼터를 채운다. 보유 한도가 5명으로 늘어날 경우, 승리에 직결되는 투수 확보에 집중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는 2군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1군 마운드 진입을 노리는 국내 젊은 투수들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남녀 프로배구의 선례를 얘기하기도 한다. 배구 V리그는 외국인 선수가 공격의 핵심인 라이트 포지션을 독식하면서, 결과적으로 국내 공격수 육성에 문제가 생겨 국가대표팀의 국제대회 성적이 저하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 야구 역시 류현진, 김광현 이후 압도적인 토종 선발 투수 기근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섣부른 외국인 선수 확대는 유망주들의 동기부여를 꺾고 ‘한국 야구의 젖줄’을 말리는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균형’ 잡기 위한 정교한 룰 필요성
결국 성공적인 제도 안착의 열쇠는 구단의 자율성과 자국 선수 보호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것에 달려 있다. 1군 출전 선수를 3명으로 제한한 것은 긍정적이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늘어나는 쿼터 내에서 외국인 투수와 타자의 비율을 강제로 규정하는 포지션 캡(Cap) 제도, 혹은 퓨처스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연봉 상한선 도입 등 국내 생태계 붕괴를 막을 정교한 보완 장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또한 외국인 선수 쿼터가 늘어날 경우 그만큼 국내 선수 보유 수를 줄이지 않도록 하는 보호 방안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선수와 퓨처스리그에서 2군 선수가 함께 뛰는 것이 선수 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어쨌건 팬들과 야구인들의 눈높이가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KBO의 외국인 선수 제도가 한국 야구의 질적 도약을 이끄는 묘수가 될지, 아니면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는 자충수가 될지 야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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