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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몫 20조 회수해 대학·유치원에…54년 만에 교부금 대수술, 교육계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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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아름 기자 beaut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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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만에 내국세 연동제 폐지
예상치보다 20조 원 감소
절감액은 영유아·대학 기금으로
초·중등 교육계 “철회 없으면 공동행동”

54년간 유지돼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방식이 전격 폐지된다. 세수 증가에 따라 기계적으로 늘어나던 교부금 산정 구조를 깨고, 학령인구 변화율과 경상성장률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된다. 유·초·중등에 집중됐던 교육 재정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영유아, 고등(대학), 평생교육으로 투자를 다변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초·중등 교육계는 “실질적인 교육재정 축소”라며 대규모 공동 행동을 예고하고 있어 상당 시간 혼란이 예상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교진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예산처·교육부 등은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미래대응기금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기존 내국세의 20.79%를 자동으로 배분하던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다. 대신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최근 3년 평균 학령인구 변화율 35%를 반영하는 새로운 산식이 도입된다. 당초 학령인구 변화율을 40%까지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교직원 인건비 등 학생 수가 줄어도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비용이 교육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 완화 조정됐다.

 

새 산식을 적용할 경우 내년도 교육교부금은 올해 추가경정예산(76조4000억원) 대비 약 3.3% 증가한 78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기존 내국세 연동 방식을 유지했을 때 예상됐던 100조원 안팎과 비교하면 약 20조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다만 반도체 경기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가 반영되기 전과 비교하면 더 큰 규모다.

 

정부는 교부금 산식 개편으로 마련된 약 20조원의 재원을 신설되는 ‘미래대응기금’ 내 별도 칸막이인 ‘교육·인재 계정’에 배치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유·초·중등에 쏠려 있던 재원을 영유아 보육, 고등(대학) 및 평생교육, 우수 인재 유치 및 국가 인재 유출 방지, 세수 결손 시 교부금 보전 등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학령인구가 2010년 880만명에서 2025년 591만명으로 32.8%(288만명) 급감한 만큼 재원을 분산해 교육 단계별 투자 불균형을 해소하겠단 취지다.

 

세수 변동에 따라 교부금 총액이 전년 대비 줄어들 경우, 그 차액을 국고로 보전해 총액 자체가 감소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안전장치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당초 기획예산처는 법제화에 반대했으나, 교육부의 강력한 입장을 수용해 명문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학생들이 체육 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학생들이 체육 수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교부금 총액과 1인당 교부금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편안 적용 시 3~17세 학령인구 1인당 교부금은 올해 1330만 원에서 2030년 1950만 원으로 연평균 10.1%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20년간의 연평균 증가율(8.5%)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교부금 총액 역시 향후 5년간 연평균 5.2%씩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 설명에도 불구하고 초·중등 교육 현장의 반발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내국세 연동제 폐지로 인해 실질적 재정 여력이 축소되고,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용도에서 초·중등 투자가 완전히 배제되었다는 점 등이 이유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지방교육재정의 실제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채 국민을 호도하는 주장”이라며 “교부금 총액이 전년과 같더라도 물가와 인건비, 학교 운영비 등 교육에 필요한 제반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재정 여력은 오히려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성과 미래교육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는 일방적인 제도 개편에 반대한다”며 “내국세 연동률 유지와 교육현장이 참여하는 합리적인 논의 구조 마련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24일 대국민 공식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2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 주최로 열린 교육교부금 개편 규탄 회견에서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이 교육재정 개편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 주최로 열린 교육교부금 개편 규탄 회견에서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이 교육재정 개편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63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긴급행동)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주체를 배제한 밀실합의”라며 “정부가 내국세 연동제 폐지를 강행한다면 전국의 교육감, 교원, 학부모, 교육노동자, 교육시민사회와 함께 강력한 공동행동에 나설 것”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현장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기구 구성을 요청했다.

 

양 부처 장관들은 일제히 선을 그으며 진화에 나섰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방교육재정이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고 확고히 말씀드린다”고 일축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어떤 일이 있어도 초·중·고 학생에 지원되고 있는 예산이 줄어들거나, 물가 연동에 비해 인건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 돼선 안 된다는 점에 두 부처가 모두 공감했다”며 “새로운 산식에 따르면 교부금 예산이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꽤 많이 늘 것으로 보인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교육감·교육단체 등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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