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1700만원에 경매 낙찰한 양재역 빌딩, 26년 만에 450억원 매물로
3호선·신분당선 더블 역세권…매입가 대비 약 16배, 단순 연환산 상승률 10.9%
흑석동 58억원·서교동 140억원 건물 추가 매입…700억원대 부동산 자산가
연세대 시절부터 한국 농구의 간판 센터로 이름을 날린 서장훈에게는 선수 시절부터 유독 굵직한 숫자가 따라붙었다. 207㎝의 장신 센터였던 그는 연세대의 전성기를 이끈 뒤 프로 무대에서도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고, 당시 프로농구 최고 수준의 몸값을 기록했다.
그의 연봉표만 따라가도 한국 프로농구의 성장 과정이 보인다. 1998~1999시즌 2억원의 연봉으로 프로농구 ‘연봉킹’에 올랐고, 2000~2001시즌에는 3억3000만원을 받으며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3억원대 연봉 시대를 열었다. 이후 2002~2003시즌에는 4억3100만원까지 몸값을 끌어올렸다. 서장훈은 코트에서의 성적뿐 아니라 스타 선수에게 붙는 경제적 가치에서도 당시 프로농구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다.
대형 계약도 이어졌다. 2002년 삼성과는 5년 총액 21억5500만원에 계약하며 당시 국내 프로농구 최고 수준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한 시즌 연봉이 수억원에 달하고 장기계약 규모가 수십억원으로 커지면서 서장훈은 단순한 농구선수를 넘어 프로스포츠 산업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고액 연봉 스타가 됐다.
코트에서의 성적도 화려했다. 국가대표 센터로 오랜 기간 활약했고, 한국프로농구(KBL)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통산 1만3231점을 기록하며 KBL 최초의 1만 득점 선수라는 기록도 남겼다. 2013년 현역에서 은퇴할 때까지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센터로 활약했다.
그런데 서장훈의 숫자는 코트에서만 쌓이지 않았다. 프로농구 최고 연봉을 기록하던 시절 그는 번 돈의 일부를 부동산으로 옮겼다. 2000년 서울 서초구 양재역 인근 경매시장에 나온 건물을 28억1700만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한 시즌 연봉 3억3000만원의 약 8.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외환위기 여파로 경매시장에 나온 물건이었다.
그리고 26년이 흘렀다. 지난달 이 건물의 희망 매매가격이 450억원으로 제시됐다. 실제 거래가 성사된 가격은 아니지만, 2000년 낙찰가와 비교하면 421억8300만원, 약 16배 오른 수준이다. 단순 계산한 연평균 상승률은 약 10.9%다. 취득세와 금융비용, 리모델링비, 보유세, 관리비, 매각비용과 임대수익 등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자산가치 계산이다.
서장훈이 낙찰받은 ‘다보빌딩’은 대지면적 376.9㎡(약 114평), 연면적 1474.9㎡ 규모다. 1986년 준공된 지하 2층~지상 5층 건물이다. 이 빌딩은 서울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는 양재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고 강남대로와 남부순환로가 만나는 코너에 위치한다. 서장훈이 매입할 당시에는 3호선 역세권이었지만 2011년 신분당선이 개통하면서 더블 역세권으로 입지가 강화됐다.
건물의 가격이 시장에서 꾸준히 주목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2022년 인근 건물이 약 467억원에 매물로 나오면서 다보빌딩 역시 450억원 안팎의 가치가 거론됐다. 이번에 희망 매매가격이 450억원으로 제시되면서 과거 시장에서 거론됐던 평가액이 다시 주목받았다.
건물의 활용도도 눈길을 끈다. 현재 각 층에는 음식점과 병·의원, 사무실 등 다양한 임차시설이 들어서 있고, 옥상에는 가로 13m, 세로 9m 규모의 대형 LED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한때 이 전광판을 둘러싸고 ‘서장훈이 월 1억원 이상의 광고수익을 올린다’는 이야기가 퍼지기도 했다. 광고업계에서는 20초 영상 월 700만원, 30초 영상 월 3000만원 수준의 송출료가 알려졌다. 그러나 서장훈은 방송에서 전광판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업자에게 통째로 임대하고 있으며 자신은 임대료를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광고 매출과 건물주의 임대수익은 별개의 문제인 셈이다.
부동산 포트폴리오도 한 채에 머물지 않았다. 서장훈은 2005년 서울 동작구 흑석동 건물을 어머니와 공동명의로 58억원에 매입했고, 2019년에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건물을 140억원에 사들였다. 첫 부동산을 확보한 뒤 5년 만에 추가 투자에 나섰고, 다시 14년 뒤 세 번째 건물을 매입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서장훈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7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한다. 다만 개별 자산의 실제 거래가격이 아닌 업계 추정가를 합산한 수치여서 확정된 자산 규모로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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