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철거 작업을 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자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긴 혐의로 원청 대표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구속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김정옥)는 18일 원청인 기계식 주차 설비 업체 대표 A씨를 중대재해처벌법상 산업재해치사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사업부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하도급 업체의 대표이사와 설치본부장은 각각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및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재하도급 업체 대표이사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2024년 3월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기계식 주차장 철거공사 현장에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노동자가 지하 15.7m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 업체는 노동청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조사에서 계약의 형태가 ‘공동수급’이라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하청노동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지는 ‘도급인’(원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압수수색을 통해 A씨 업체가 다른 업체가 하도급을 줬고, 하도급 업체가 숨진 노동자가 속한 업체에 재하도급을 줘 안전관리 책임을 회피했다고 판단했다.
A씨 업체는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관리 능력이 부족한 하청업체를 통해 공사를 시공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공동수급 형식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 업체가 이같은 수법으로 하청업체 종사자에 대한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불이행하는 등 잠재적 사고 위험이 높은 상태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서울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구속 기소된 첫 사례다.
검찰 관계자는 “전문공사를 불법 하도급 형태로 운영해 위험을 외주화하고 있는 동종 업계에 경종을 울렸다”며 “노동청과 협력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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