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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틀째 무반응… “외교 실리 저울질” [트럼프 북·미대화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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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채원 기자 chae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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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러 동방포럼 등서 관계밀착
대미 협상 지렛대로 삼을 수도
당분간 관망… 美 대화의지 볼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16∼17일(현지시간) 이틀 연속 북한 관련 유화 메시지를 내보냈지만 북한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당장 미국의 대화 제안에 호응했다기보다 러시아, 중국과의 전략적 밀착으로 몸값을 높인 후 대미 접촉 시점과 조건을 저울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스1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트럼프 대통령 대화 제안이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관련한 보도를 내놓지 않았다. 6·25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다자 논의를 제안한 이재명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도 묵묵부답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18일 기자들에게 “지난해에는 광복절 경축사와 관련해 닷새 뒤인 20일 김여정 당시 부부장이 외무성 협의 진행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반응한 사례가 있다”며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처럼 북한으로선 미국과의 대화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미국 대통령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필수다. 중국과 러시아가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경제 현대화와 산업 다변화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건은 북한이 북·미 대화를 통해 외교적 실리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냐다. 러시아·중국과의 관계가 강화된 만큼 북한으로서는 미국과의 협상을 서두를 유인이 크지 않다. 오히려 하반기 주요 외교 일정을 지켜보며 미국의 대북 접근 의지와 주변국의 입장을 확인한 뒤 협상 조건을 조율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달에는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과 미국 뉴욕 유엔총회, 미·중 정상회담, 11월에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등이 예정돼 있다.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북·러 정상외교가 부각될 경우 김 위원장이 러시아와의 밀착을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 에이펙 전후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은 미국이 북·미 대화를 외교적 성과로 만들려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중국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 등 관망할 시간이 생긴다. 북한으로선 미국과의 대화에 당장 응하기보다 미국의 제안이 구체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협상 조건을 높이는 전략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과 경계심은 북·미 대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장기화하는 이란 전쟁에서 시선을 분산시키고, 외교적 치적을 만들기 위해 북한을 이용하려 한다는 걸 김 위원장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회담 결렬을 맞은 ‘하노이 노딜’ 충격도 북한이 미국과 본격적인 대화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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