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또 비… 한숨도 못 자”
정부, 특별재난지역 선포 검토
경남道, 특교세 30억 추가 건의
“새벽에 또 비가 쏟아져 한숨도 잘 수 없었습니다. 빨리 안전진단이 끝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광복절 연휴 동안 200년 빈도를 뛰어넘는 기록적인 극한 호우가 덮친 경남 거제와 통영에서 이틀째 임시 대피 시설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다.
18일 경남도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거제 958.0㎜, 통영 776.7㎜를 기록했다. 오전 3시쯤 거제지역에 또다시 호우주의보가 2시간가량 발효되면서 이재민들은 침수와 추가 붕괴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피 인원도 계속 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경남지역 이재민은 거제 228세대 487명, 통영 65세대 84명 등 571명이다. 이 가운데 산사태 피해가 집중된 거제 옥포초등학교에는 40세대 92명, 옥포종합사회복지관에는 35세대 72명의 주민이 머물며 긴급 대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 동구와 서구에서는 주택 일부와 노후 담벼락이 무너져 70대 남성이 다치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남부권 전역에 폭우 여파가 이어졌다.
중앙정부의 지원책도 신속하게 잇따르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통영 침수 현장과 거제 산사태 현장을 방문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거제지역에 발령됐던 국가소방동원령은 이날 오후 2시14분을 기해 해제됐으나 대용량 방사포 등 필수 장비는 현장에 남아 배수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한 박완수 경남지사는 거제·통영 피해 현장으로 이동해 이재민들의 생활 불편을 살피고 복구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이재민들이 “큰 피해가 없는데 집으로 돌아가면 안 되느냐”고 묻자 박 지사는 “겉으로 피해가 크지 않아 보여도 안전진단을 먼저 받아야 한다. 안전성이 확인된 뒤 입주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피해 복구 현장에서는 공무원, 경찰, 군 장병, 자원봉사자들이 응급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산119화학구조센터 박재우 소방경은 “고향의 피해 복구에 작은 힘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번 호우로 전국적으로 2600건의 피해 신고와 366.5㏊의 농작물 피해가 접수된 가운데 정부는 거제·통영의 을지연습을 취소하고 특별교부세 20억원을 지원했다. 국세청도 피해 중소기업 1200여곳의 법인세 납부 기한을 2개월 연장하고 원스톱 세정 지원 전용 창구를 개설하는 등 총력 지원에 나섰다. 경남도는 신속한 응급복구를 위해 특별교부세 30억원을 추가 지원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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