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200만 폭발한 ‘우리집안 친일파예요?’ 사이트
‘친일파’ 검색량 약 93배 폭증…온라인 덮친 친일 검증 바람
그동안 광복절은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과거사를 되짚으며 친일반민족 세력을 비판하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이완용 간’ 말랑이를 파는 이색 카페부터 성씨만 입력하는 친일 조상 유무를 조회해주는 서비스까지 온·오프라인에서 과거사 청산과 친일 행적 검증을 위한 색다른 시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 MZ세대의 이색 친일파 조롱 잔치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인근의 한 카페에서 ‘제1회 친일파척결 카페-매국노 조롱 잔치’ 행사가 열렸다. 직장인 4명으로 이루어진 역사 크리에이터 모임 ‘이순신사랑단X세종대왕사랑단’은 K-팝 팬덤의 ‘생일 카페’ 문화를 역사적 주제와 결합해 마련했다.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을 각각 존경하는 주최 측은 두 위인이 왜의 침략을 저지하고 경계했다는 공통점에 착안, 광복절을 맞아 친일반민족 세력을 비판하고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취지로 기획했다. 특히 독립운동가가 투옥됐을 때 옥바라지하던 이들이 지내던 자리에서 개최해 그 의미를 더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손님이 욱일기를 자르면 이용객들은 81년 전 그때처럼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입장했다. 이때 인테리어 곳곳에 세심하게 공을 들였다. 벽면에는 을사오적인 이완용, 이지용의 정보가 담긴 현상수배지를 붙였고 입구에는 ‘매국노 발 매트’를 비치해 방문객들이 지나다니며 친일파들의 사진을 밟을 수 있게 했다. 이완용의 어깨를 칠 수 있는 제작된 펀칭백도 눈길을 끌었다.
카페에서는 광복절과 친일 인사 등을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해석한 굿즈와 음료로 팔았다. 메뉴에는 ‘518라떼’나 ‘왜군 블러드 레드’라는 이름의 오미자차 등이 포함됐다. 또한 “일본에 간이고 쓸개고 다 내주었다”는 의미가 담긴 ‘이완용 간’ 말랑이와 그의 얼굴을 일그러뜨린 컵 받침을 준비했다. 단순히 재미만 추구한 것은 아니었다. 방문객들은 ‘친일파 제거 능력 검정 시험’을 풀며 친일파 재산 환수 현황이 담긴 안내문 등을 확인하는 시간도 가졌다.
◆ 클릭 한번으로 친일파 대조 완료
친일반민족세력에 집중하는 모습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개발자에 따르면 ‘우리집안 친일파예요?’는 광복절 하루에만 누적 조회수 200만, 방문자 수 42만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서비스인 ‘클로드’를 활용해 개발된 이 사이트는 이용자가 성씨와 본관을 입력하면 정부 명단과 민족문화연구소에 등재된 6112명과 자동 대조한다. 또한 국가유공자 1만8776명의 명단을 함께 조회해 동일 성씨와 본관 내 친일파와 국가유공자 유무를 안내한다. 국가유공자 후손이 받을 수 있는 혜택도 함께 제공한다.
유사한 서비스인 ‘친일파 스캐너’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해당 사이트 역시 국가 공인 공개 기록인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과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용자가 입력한 성씨 및 본관에 해당하는 독립유공자와 친일파 명단을 소개해 준다. 사이트 하단에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을 비롯해 김훈 작가의 소설 ‘하얼빈’,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 최태성 강사의 저서 ‘역사의 쓸모’ 등 개발자가 추천한 도서를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 광복절 앞두고 숫자로 증명된 친일파 관심
이러한 흐름은 검색량 수치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17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광복절 당일 ‘친일인명사전’ 검색 지수는 지난해 1.78에서 올해 81.34로 약 45.7배 폭증했다. 같은 날 ‘친일파’ 검색 지수 또한 지난해 5.83에서 올해 70.78로 12.14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친일파’ 검색 지수는 지난 11일 기준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8)과 비교해 약 92.59배나 늘어난 수치다.
이는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증조부가 1916년 친일단체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안상호라는 사실이 조명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지난 12일 하영은 자필 사과문에서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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