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어제는 연인, 오늘은 원수?"…180도 뒤바뀐 관계로 재회한 명품 배우들

관련이슈 스타's , 이슈플러스

입력 :
방승민 인턴기자 victorymin@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다시 재회한 스타들, 관객들에겐 색다른 볼거리

전작에선 둘도 없는 ‘연인’ 사이였거나 혹은 ‘부부’ 관계에 있던 배우들이 다음 작품에서는 목숨을 노리는 ‘원수’나 친밀한 ‘가족’의 관계로 재회하기도 한다. 작품에 따라 완전히 뒤바뀌는 배우들의 관계성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와 관전 포인트를 제공한다.

 

영화 ‘사도’ 영조(송강호 분). 네이버 제공
영화 ‘사도’ 영조(송강호 분). 네이버 제공

영화 ‘기생충’에서 현실감 넘치는 부녀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 송강호와 박소담이 영화 ‘사도’에서는 왕(영조)과 후궁으로 호흡을 맞췄던 것이 대표적이다. 익숙한 얼굴로 파격적인 ‘관계 반전’을 이뤄내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 한국 영화 속 배우 조합을 짚어봤다.

 

영화 ‘사도’ 영조 후궁 숙의 문씨(박소담 분). 네이버 제공
영화 ‘사도’ 영조 후궁 숙의 문씨(박소담 분). 네이버 제공

 

◆ ‘사도’에선 영조와 후궁, ‘기생충’에선 부녀 지간

 

배우 송강호와 박소담의 첫 만남은 영화 ‘사도’였다. 영조 역을 맡은 송강호는 사도세자와의 갈등을 밀도 있게 그려내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는 개봉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영조의 삭막한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말투, 손동작, 목소리까지 다 바꿨다”고 전한 바 있다. 수많은 사극에 등장해 자칫 진부할 수 있었던 영조였지만, 송강호는 디테일한 연기로 살아 숨 쉬는 역사 속 인물을 완성해 냈다.

 

박소담은 ‘사도’에서 후궁 ‘숙의 문씨’로 등장해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발휘했다. 극 중 영조의 물대야를 들던 나인에서 승은을 입어 후궁이 된 인물로, 세자의 생모인 영빈 이씨에게 날을 세우는 역할로 등장했다. 박소담은 권력을 쥐고 내명부 내에서 펼치는 팽팽한 신경전을 얄밉게 표현해내며 신스틸러로 등극했다.

 

기생충 스틸컷. 네이버 제공
기생충 스틸컷. 네이버 제공

 

두 사람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재회한다.

 

‘사도’에서 선보였던 왕과 후궁의 관계를 벗어던지고, 반지하 단칸방에서 함께 생계를 걱정하는 ‘김기택(송강호 분)’과 ‘김기정(박소담 분)’ 부녀로 마주했다. 송강호는 대책 없는 가장 기택 역을 맡아 특유의 생활 밀착형 연기로 극의 현실감을 단단히 잡았고, 박소담은 당돌하고 야무진 막내딸 기정 역을 맡아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영화 ‘기생충’ 김기정(박소담 분). 네이버 제공
영화 ‘기생충’ 김기정(박소담 분). 네이버 제공

 

특히 정체를 속이고 박 사장(이선균 분)집에 침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장면들에서는 단순한 부녀를 넘어선 끈끈한 ‘사기 파트너’의 케미까지 선보였다. 전작의 관계와는 정반대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두 부녀의 호흡은 작품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이들의 열연이 빛난 ‘기생충’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석권하며 한국 영화사에 대기록을 남겼다.

 

영화 ‘시월애’ 스틸컷. 네이버 제공
영화 ‘시월애’ 스틸컷. 네이버 제공

 

◆ ‘시월애’에선 시간을 초월한 사랑, ‘암살’에서는 배신자와 독립운동가

 

배우 이정재와 전지현도 작품에 따라 극명한 온도차를 보여줬던 대표적인 조합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0년 영화 ‘시월애’로 시작됐다. 영화는 바닷가 집 ‘일마레’로 이사 온 성현(이정재 분)이 2년 뒤 시점인 1999년 은주(전지현 분)로부터 “1998년 1월엔 눈이 많이 온다”는 이상한 편지를 받으며 시작된다. 시공간을 초월한 우체통을 통해 아련한 사랑을 틔우는 두 사람의 모습을 담은 내용은 오늘날까지도 로맨스 영화의 대표격으로 회자된다.

 

영화 ‘도둑들’ 예니콜(전지현 분). 네이버 제공
영화 ‘도둑들’ 예니콜(전지현 분). 네이버 제공

 

2012년 영화 ‘도둑들’에서는 티격태격하며 서로를 이용하기 바쁜 도둑 ‘뽀빠이(이정재 분)’와 ‘예니콜(전지현 분)’로 재회해 유쾌한 호흡을 선보인다. 3년 뒤 영화 ‘암살’에서는 비극적 관계로 다시 마주한다.

 

영화 ‘암살’ 염석진(이정재 분). 네이버 제공
영화 ‘암살’ 염석진(이정재 분). 네이버 제공

 

최동훈 감독의 ‘암살’에서 전지현은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는 독립군 최고 저격수 ‘안옥윤’으로, 이정재는 임시정부의 신임을 받던 대장에서 밀정이 되는 ‘염석진’으로 각각 열연을 펼쳤다. 시공간을 초월해 아련한 감정을 나누던 청춘스타들이 15년의 세월이 지나 조국의 운명 앞에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정적으로 재회해 한층 깊어진 연기 내공을 뽐냈다.

 

영화 ‘너는 내 운명’ 스틸컷. 네이버 제공
영화 ‘너는 내 운명’ 스틸컷. 네이버 제공

 

◆ ‘너는 내 운명’에선 부부, ‘길복순’에서는 서로를 죽여야 하는 킬러로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베테랑 배우 황정민과 전도연도 극적인 관계 반전을 거쳤다.

 

2005년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두 사람은 애절한 연인의 모습을 그렸다. 여관 손님에게 맞아 만신창이가 된 순정다방 레지 ‘은하(전도연 분)’에게 시골 총각 ‘석중(황정민 분)’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며 수줍게 마음을 고백한다. 석중의 묵직한 진심에 은하 역시 마음을 열며 두 사람은 평생을 약속하지만, 은하의 과거와 에이즈라는 가혹한 현실 앞에 비극을 맞이한다. 석중은 전 재산을 팔며 은하를 지키려 하고, 은하는 그를 위해 눈물로 떠나는 등 서로를 향해 모든 것을 던진 두 사람의 오열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영화 ‘길복순’ 스틸컷. 주인공 ‘길복순’과 야쿠자 ‘신이치로’ 대결 장면. 네이버 제공
영화 ‘길복순’ 스틸컷. 주인공 ‘길복순’과 야쿠자 ‘신이치로’ 대결 장면. 네이버 제공

 

그로부터 18년 뒤, 황정민과 전도연은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서 전작의 온기를 찾아볼 수 없는 서늘하고 잔혹한 적대 관계로 재회한다. 전도연이 에이스 킬러 ‘길복순’ 역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한 가운데, 황정민은 오프닝을 강렬하게 장식하는 재일교포 야쿠자 ‘신이치로’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두 사람은 첫 등장부터 도끼와 일본도를 들고 목숨을 건 잔혹한 맞대결을 펼친다.

 

석중의 진심 어린 구애에 마음을 열고 눈물겨운 사랑을 나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상대의 목숨을 망설임 없이 끊어내려는 냉혹한 킬러와 광기 어린 야쿠자로 변모한 두 배우의 강렬한 맞대결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이처럼 독보적인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일수록 전작의 잔상은 깨끗이 지워지고 새로운 관계 설정만 남는다. 관객들 사이에서 ‘전작에서 어떤 관계였는지 잊고 완전히 몰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익숙한 두 얼굴이 선사하는 파격적인 관계 반전은 배우들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하는 동시에 한국 영화를 더욱 즐겁게 관람하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고 있다.


오피니언

포토

장도연 'AI 남친 소개합니다!'
  • 장도연 'AI 남친 소개합니다!'
  • 웬디, '여신 포스' 비주얼 화제…몸매 정렬 맞춘 다이어트 비결은
  • 아일릿 민주 '반가운 손인사'
  • [포토] 사나 '깜찍한 꽃받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