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주 우리나라의 공정거래 업무 역사에서 큰 변화로 기록될 만한 대형 뉴스가 언론을 장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일 하반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행정·형사 집행체계의 합리화를 위해 전속고발제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고발 독점을 해소하되 고발 남용 우려 등 부작용 완화를 위해 일정 수 이상의 국민, 국가기관(중앙행정기관, 광역 지방정부)에 직접 고발권을 부여하고, 책임 있는 고발권 행사를 위해 개별 국가기관별 ‘고발심의위원회’(가칭)를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광역 지방정부에 ‘갑을 3법’(하도급·가맹·대리점)과 표시광고법 조사·처분권을 부여(법 개정)하되 계약서 미교부 등 현장에서 즉시 법 위반을 확인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조사권을 부여했다. 또 법 위반 시 과태료(예 1억원) 및 시정권고 처분권을 부여하고, 중복(공정위-지방정부 간) 및 오집행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 사건과 관련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전속고발제는 그동안 뜨거운 감자였다.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형벌은 가능한 한 위법성이 명백하고 국민경제와 소비자 일반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헌법재판소 1995. 7. 21. 94헌마136)는 제도의 취지에도 공정위의 고발권 독점에 대해 상당한 비판도 있었다.
이에 2014년 1월1일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기존의 검찰총장 외에 감사원장, 조달청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고발요청권과 요청 시 의무고발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전속고발제는 사실상 의미가 반감되었다. 이번에 일정 수 이상의 국민, 국가기관(중앙행정기관, 광역 지방정부)에도 직접 고발권을 부여한다면 검찰총장, 감사원장, 조달청장, 중기부 장관의 고발요청권도 불필요한 제도가 될 것이고, 전속고발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형벌은 가능한 한 위법성이 명백하고 국민경제와 소비자 일반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인정되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항상 존중되어야 하고, 고발권이 남용되지 않도록 제도 설계될 필요가 있다. 정부도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 선진국 대비 과도한 경제형벌을 합리화하는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지방정부에 공정거래 관련 법적 조사권을 주는 문제 역시 그동안 수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공정거래 업무의 통일성을 해친다는 등의 이유로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번에 갑을 3법(하도급·가맹·대리점), 표시광고법에 대해 제한된 범위에서 조사·처분권을 주는 방향으로 결정되었다. 앞으로 지방정부로의 조사권 이양은 점차 확대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와 지방정부 간 협업 모델을 잘 구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큰 뉴스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신설되어 오는 10월 발족을 앞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업무와 관련된 것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수청은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와 사이버 등 6대 범죄와 법왜곡죄, 타 수사기관의 1차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기능에 맞춰 조직을 구성한다고 한다. 그리고 서울중수청은 3명의 차장과 그 산하에 경제범죄·금융범죄·반독점·반부패·마약·첨단수사국을 두는데,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을 주로 수사하는 반독점수사국 산하엔 4개 과를 둔다. 현재는 검찰청 아래 공정거래조사부가 서울중앙지검에 1개 부서만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의 수사 인력 규모를 대폭 키운 것이다.
기존에 법무부와 검찰은 미국식 반독점 부서를 설치하려고 노력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차이는 있지만 이번에 중수청이 상당한 규모의 인력과 조직을 가지게 된다면 그러한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제도가 시행될 때까지는 약간의 변동이 있겠지만, 위와 같은 안이 시행된다면 공정거래 업무에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공정위를 경쟁 당국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공정위는 외국의 경쟁 당국에 비해 유난히 업무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이에 더해 공정거래 업무의 다극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 같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정책 변화의 대상이 되는 기업이 억울한 피해에 노출되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투명한 법 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중복 조사 등으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관 간 효율적인 협업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신동권 법무법인 바른 고문(전 공정거래조정원장) dongkweon.shin@baru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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