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김민석 전 총리가 어제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로 선출됐다. 김 대표는 어제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54.08%를 얻어 정청래 후보(45.92%)를 꺾고 신승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해 선호투표를 통한 결선투표 끝에 당권을 거머쥔 것이다. 최민희(재선)·박선원(초선)·서미화(초선)·이성윤(초선)·한민수(초선) 의원 등 신임 최고위원과 더불어 새 지도부를 구성하게 됐다. 당장 떨어진 국정 동력을 되살리고 불안한 당·청 관계를 복원하는 게 발등의 불이다. 야당과의 협치와 정치 재건을 통해 민생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여당의 책무다.
김 대표 앞에는 산더미처럼 과제가 쌓여 있다. 통합의 리더십부터 보여줘야 한다. 당장 이번 전대 기간 불거진 당내 갈등을 최우선으로 봉합하는 게 급선무다. 전대 내내 극심한 혼탁 과열 선거로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 걸 모를 리 없다. 국정 운영의 동반자 역할은커녕 새 지도부 출범 초부터 당내 갈등이 불거지면 정상적인 여당의 역할조차 수행하기 어려워질 게 뻔하다. 부동산 민심을 잠재우기 위한 공급 후속 대책이나 증시 안정 대책, 반대 여론이 높았던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후속 대책 등 시급한 민생 현안에도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김 대표가 당선되면서 여당이 일방적으로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불식해야 한다. 전대 과정에서 벌어진 당·청 관계 회복과 더불어 대통령에게 민심의 쓴소리도 과감하게 전달함으로써 국정의 중심을 잡는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는 민심의 거센 역풍을 맞게 될 것이다. 김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조작된 기소는 취소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추진 가능성을 열어뒀다. 형사사법제도 근간을 흔드는 일인 만큼 접는 게 순리다.
다수의석을 앞세운 입법독주는 자제해야 한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 본연의 의회민주주의를 복원하려면 제1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정하는 협치에 나서야 한다. 최근 급부상한 개헌 역시 야당 협조 없이는 추진이 어렵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오는 20일 종합특검법 개정안을 필두로 입법 폭주를 강행하면 야당과의 포용적 협력관계는 물 건너간다. 국민은 대통령만 바라보는 거수기 여당이 아닌 다수 국민을 위한 진짜 여당에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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