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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구애의 손짓’… 北, 이번엔 화답할까 [트럼프, 한미훈련 대폭 축소 지시]

입력 : 수정 :
조채원·박지원·김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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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한미훈련=북침 연습’ 비난
‘핵 보유국 지위 인정’ 회담 조건
북·미 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李 ‘종전구상’ 탄력 여부도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6일(현지시간)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축소 지시가 미국과 북한 간의 대화 재개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북침 연습’이라고 비난해 온 군사훈련 규모를 선제적으로 줄이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분을 재차 강조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분명한 ‘구애의 손짓’을 한 것도 주목된다.

2019년 판문점 회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김정은과 나는 좋은 관계”라고 주장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2019년 판문점 회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김정은과 나는 좋은 관계”라고 주장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매년 UFS에 대해 강도 높은 반발을 보여온 북한은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4일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내 “유럽과 중동을 비롯한 국제적 판도에서 군사정치정세가 날로 엄중해지고 미국의 힘의 남용이 일상화되고 있는 현시점에 미·한의 대규모 전쟁연습이 또다시 벌어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훈련 규모 축소 지시를 밝힌 글을 미 동부시간으로 16일 오후 5시4분에 올렸다. 한국시간으로는 훈련 개시 당일인 17일 오전 6시 4분이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으로 지목해온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규모 축소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만큼 북한에 유화적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는 분명하고, 단기적으로 대화의 공간을 넓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북·미 협상 재개를 위한 선제적 조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구애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 제안을 여러 차례 묵살해 온 데다 북한이 내건 미국과의 대화 참여 전제는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열린 9차 당대회에서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현시점에서 중국·러시아와 경제·군사적 협력으로 미국의 제재 압박에서 전보다 자유로워진 북한이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밖에 없는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7일 광복절을 맞아 열린 교예공연·수영경기를 관람했다. 관람에는 딸 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가 동행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7일 광복절을 맞아 열린 교예공연·수영경기를 관람했다. 관람에는 딸 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가 동행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미국이 북핵에 어느 수준까지 유연한 입장을 취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핵 능력 고도화 중단과 종전·평화체제 논의를 병행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종전 구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 SNS 메시지를 두고 “북·미 정상 간 우호적 관계가 의미 있는 북·미 대화로 이어져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개시되길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긴밀한 한·미 공조하에 페이스메이커로서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은 이날까지도 6·25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다자 논의를 제안한 이 대통령 경축사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미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한국이 이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 패싱’ 우려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우리 정부의 고도의 외교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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