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4배… 2030서 비율 높아
마운자로 열 달간 150만건 처방
“정상인 사용 땐 구토 등 부작용”
30대 여성 A씨는 최근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를 처방받았다. 그는 정상 범주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감량을 원했다. 유독 복부에만 살이 찌는 체질이라고 느끼며 스스로 비만이라고 생각했다. A씨는 “거울을 봤을 때 전체적인 비율이 정상 체중으로 보이지 않았다”며 “병원에서 정밀 상담을 받은 후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었다. 근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단백질 섭취를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여성 10명 중 2명은 정상 범주의 체중인데도 자신을 비만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상 체중인 사람이 비만치료제를 쓸 경우 복통과 근육 감소 등 부작용이 클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2022∼2024년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에게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자신의 체형을 묻자 정상 체중인 여성 가운데 18.9%가 자신을 ‘비만’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상 체중인 남성들이 자신을 비만으로 인식하는 비율 4.1%보다 4배가 넘었다.
대한비만학회는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18.5∼22.9’면 정상 체중, ‘23∼24.9’면 비만 전 단계, ‘25∼29.9’면 1단계 비만, ‘30∼34.9’면 2단계 비만, ‘35 이상’이면 3단계 비만으로 본다. 특히 비만 전 단계인 여성들의 경우 자신을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66.9%에 달했다. 성인 남녀 전체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20∼39세에서 자신을 비만으로 인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정상 체중의 15.7%, 비만 전 단계의 54.8%가 자신을 비만이라고 여겼다.
비만치료제 사용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대표적인 비만치료제인 마운자로는 국내에 출시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10개월간 150만1161건 처방됐다. 이는 의약품 중복 처방을 방지하기 위해 의료기관에서 의약품안전서비스(DUR)로 점검 완료한 수치를 집계한 결과다. DUR은 환자가 현재 복용약과 중복되는 약이 있는지, 적절한 용량인지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마운자로 등은 비급여 의약품이라 정확한 처방량을 집계할 수 없어 DUR 점검 여부로 처방 동향 등을 파악할 수 있다. 20∼30대가 전체 처방의 52.9%(79만4781건)를 차지했다.
아울러 비만치료제 처방 과정에서 중복 처방이나 용량 주의 등의 안전정보가 제공돼도 대부분 처방이 변경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DUR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평원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출시 후 올해 6월까지 용량주의 등 DUR 정보 12만6538건이 제공됐으나, 처방이 변경된 건 7331건(5.8%)뿐이었다. 2024년 10월 출시된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경우 DUR 정보제공 건수가 155만7343건이었지만 처방 변경은 4만2987건(2.8%)에 불과했다.
정상체중인 사람이 단순히 체중을 더 빼기 위해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부작용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나친 식욕 억제로 영양 섭취가 부족해지거나 복통과 구토 등을 동반하고 근육이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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