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트램이 다시 움직이긴 한 모양이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하다. 울산시는 일시 중단했던 도시철도 1호선 사업을 재개했다. 그렇다고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도 아니다. 한쪽에서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사업을 중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울산 도시철도 1호선은 수소전기트램으로 태화강역에서 신복교차로까지 10.85㎞를 잇는 총사업비 3814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2029년 개통을 목표로 차량 제작 계약이 체결됐고, 공사 계약과 관련 절차도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거치며 상황이 달라졌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트램 건설에 따른 도로 차로 감소와 교통 혼잡, 사업비 증가 가능성, 운영 적자 등을 문제 삼으며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문제다.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완공 이후에도 지속적인 운영비가 필요한 사업이라면 시장이 바뀌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사업성이 충분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어떻게 따질 것인가다. 이미 상당한 행정절차를 거쳐 계약까지 체결된 사업을 중단한다면 그 역시 공짜가 아니다. 지금까지 투입된 비용은 물론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과 국비 문제 등이 뒤따를 수 있다. 결국 울산 트램은 묘한 상황에 놓였다. 계속하면 돈이 들고, 멈춰도 돈이 든다.
그런데 현재 울산시가 어느 쪽을 선택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공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멈출 방법을 찾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사절차는 진행되고 투입되는 비용도 늘어난다.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채 공사가 계속된다면 훗날 중단을 결정했을 때 감당해야 할 비용은 지금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면 불확실성을 장기간 끌 이유가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숫자다. 트램을 완공하는 데 앞으로 부담해야 할 돈은 얼마인지, 개통 후 예상되는 운영 적자는 얼마인지, 사업을 중단하면 손해배상과 국비 반환 등을 포함해 얼마가 필요한지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트램은 한 시장의 임기 안에서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건설은 물론 개통 이후 수십 년간 울산의 교통체계와 재정에 영향을 미칠 사업이다. 판단 기준은 하나여야 한다. 울산에 트램이 필요한가. 중단과 추진 중 어느 것이 더 이익인가. 그 답을 내놓아야 할 책임은 울산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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