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때 온스(oz) 당 4000달러 선이 무너졌던 국제 금 현물 시세가 이번 주 4400달러 선을 회복했다. 14일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으로 국제 금값이 소폭 하락했으나 시장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금의 부활’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한 영향이 크다. 중앙은행들도 금값이 흔들린 올해 2분기 금 보유량을 대거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4일 오후 7시30분 기준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356.79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올해 1월28일 5400.25달러까지 폭등했으나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후보 지명,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금 선물 증거금률 상향, 미·이란 전쟁 등의 여파로 이후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16일에는 3972.94달러까지 내려가며 시장 분위기가 암울했다. 이후 반등하기 시작한 금 가격은 이달 들어 4200달러선으로 올라서더니 지난 12일에는 4408.70달러까지 뛰었다. 14일에는 트레이더들이 이익 실현에 나서면서 소폭 하락했다.
세계금협회(WGC)가 집계한 지난달 글로벌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도 30억달러(4조2513억원)가 순유입됐다. 지역별로는 유럽 금 ETF에 20억달러(약 2조8342억원)가 유입되며 올해 두 번째로 큰 월간 순유입을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도 6억1600만달러(약 8729억원)가 들어왔다. 반면 북미 금 ETF 유입액은 7100만달러(약 1005억원)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북미 투자자들의 복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북미 자금까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 금 반등세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금값 반등의 배경에는 미국 기준금리 동결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7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금리 인상 전망이 다소 꺾였다. 지난달 비농업 취업자 수는 2만3000명 감소해 시장 컨센서스인 8만명 증가를 크게 하회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해 5월 4.2%에서 6월 3.5%에 이어 상승세가 둔화했다. 이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현 수준에서 묶어두리라는 기대가 힘을 얻고 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금리 인하가 호재로 작용한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칼럼을 통해 올해 2분기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금을 사들였다고 전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4~6월 중앙은행들의 금 순매입량은 289t으로, 올 1분기보다 5배가 증가했다. 이는 2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였다. 도이치방크는 2분기 평균 금 가격을 감안할 때 중앙은행들의 매입 규모가 450억 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6월 WGC가 중앙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5%가 향후 12개월 동안 금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실제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달 금 20t을 순매입했다. 이는 전월보다 0.9% 증가한 규모다.
금값에 긍정적인 요인들이 늘어나면서 향후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올레 한센 삭소뱅크 원자재 전략가는 “금 수요가 다시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서방 투자자들도 조심스럽게 시장에 돌아오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연내 5000달러 회복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반면 지난해부터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지위가 약해지고 투자자산이 성격이 강해지면서 가격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있다. 스톤엑스(StoneX)의 시니어 마켓 전략가인 밥 하버콘은 로이터통신에 “(온스당) 4500달러는 금 가격에 있어 강력한 저항선”이라며 “최근 4500선을 터치할 때마다 금 가격이 다시 내려갔다. 현재 트레이더들은 4500달러 선에 가까워지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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