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전 통보 관행 준수 촉구
美 “혼란스럽고 도발적 방식 택해”
유엔 군축회의서 콕 집어 공개 비난
中 “주변국 사전 통보… 트집 말라”
한국, 미국, 일본과 유럽 주요국을 포함한 글로벌 41개국이 최근 중국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를 겨냥한 비판 성명을 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도 중국 SLBM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날 선 비판전을 벌였다.
11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41개 국가는 이날 성명에서 “최근 태평양 지역에서 이뤄진 미사일 시험 활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LBM 및 우주발사체(SLV) 발사를 통보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가 채택한 표준관행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사전 통보와 세부 정보 없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시험을 실시하는 것은 위험하며, 이런 시험(장소)에 인접한 관련 국가들의 평화와 안보를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같은 탄도미사일 시험이 “오판의 위험을 높이고, 글로벌 안정과 안보를 훼손하며,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는 데 수반되는 책임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특정 국가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태평양 지역에서 핵무기 보유국의 SLBM 시험발사’라는 표현으로 미뤄 중국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달 6일 자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 1척이 태평양 공해 해역에 훈련용 모의 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전략미사일’ 1발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사일 제원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해당 미사일이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SLBM ‘쥐랑(巨浪·JL)-3’이라는 중국 매체들의 보도가 있었다. 이에 중국과 바다를 접한 한국, 일본 외에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나서 중국에 SLBM 등의 발사와 관련한 ‘표준관행’을 지켜야 한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성명이 지칭한 표준관행이란 2002년 제정된 ‘탄도미사일 확산 방지 행동규범(HCOC)’으로 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의 확산을 막고,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발사국이 국제사회에 최소 24시간 전에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해 145개국이 참여하며 보편적 국제관행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중국은 HCOC 출범 이후부터 현재까지 가입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SLBM 발사에 대해 유엔 군축회의에서 중국을 직접 거명하며 공개적인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유엔 군축회의에서 중국의 SLBM 발사에 대해 “충분한 사전 통보 없이 혼란스럽고 도발적인 방식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SLBM 시험 발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모든 국가에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고, 통보한 경우에도 2시간 전이 돼서야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곧바로 반박했다. 리치장 제네바 주재 중국 유엔 부대표 겸 군축사무대사는 이날 같은 회의에서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 사전에 통보했고, 시험 발사가 어느 국가의 이익에도 피해를 주지 않도록 신중하고 합리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미국은 미사일 시험 발사를 사전에 통보한 중국의 선의 조치에 대해 트집을 잡고 근거 없이 비난하면서 ‘마이크 외교’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는 전형적인 정치적 조작이자 노골적인 이중잣대”라고 반발했다. 리 대사는 “중국은 지금까지 ICBM 시험 발사를 단 세 차례만 실시했고 5개 핵보유국 가운데 횟수가 가장 적다”면서 미국이 전 세계에서 ICBM 시험 발사 횟수가 가장 많고 빈번한 국가인 만큼 중국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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