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으로 일부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해상운임과 유류비 등 부대 비용까지 높아지면서 제조 원가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비용과 장바구니 물가가 동시에 치솟는 ‘더블 악재’가 현실화 할 수 있다는 염려감이 커진 것이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시금치 평균 소매가격은 100g 기준 1088원으로 한 달 전보다 85.3% 올랐다. 배추는 한 포기에 3509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28.0%, 양배추는 한 포기에 3067원으로 5.5% 각각 올랐다.
엽근채소류는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 30도 이상의 고온에서는 생산량이 감소하는 특성이 있다. 이에 여름철(7∼9월)에는 기온 상승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휴가철 수요 증가, 급수와 병해충 방제 등에 드는 경영비 증가가 맞물려 다른 계절보다 가격이 2∼3배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깻잎은 폭염으로 수확과 선별 등 작업 여건이 나빠진 영향으로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50g에 987원으로 한 달 전보다 41.4% 올랐다. 상추도 100g 기준 1230원으로 31.3% 상승했다.
과채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애호박 소매가격은 한 개에 1036원으로 한 달 전보다 44.5% 올랐고 오이는 10개에 7977원으로 38.7% 상승했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되면서 고온에 따른 수정 불량과 기형과, 열과(과실이 터지는 현상) 등이 발생해 생산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시장에서도 채소류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나타났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미나리는 1㎏에 1만60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8000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2000원 각각 올랐다. 청오이는 10개(2㎏)에 1만30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6000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원 올랐다.
시금치도 한 단(400g)에 8000원으로 한 달 전보다 4500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원 비싸졌다. 깻잎은 한 근(400g)에 1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4000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원 각각 올랐다.
식품업체들은 라면과 빵, 만두, 음료 등의 가격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고유가와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원재료 수입 부담이 커지고, 나프타 가격 변동으로 포장재 비용도 상승하면서다.
풀무원은 13일부터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간식과 김치, 냉동볶음밥, 소스, 계란가공품, 만두, 면 밀키트 등 7개 제품군 30개 품목의 소비자가격을 평균 6.7% 인상한다. 대표적으로 평양냉면(2인)은 6980원에서 7480원으로 7.2%, 모짜렐라 핫도그(4입)는 8480원에서 8980원으로 5.9%, 얄피꽉찬만두는 9980원에서 1만480원으로 5.0% 각각 오른다.
삼립은 다음 달 1일부터 빵 제품 50여종의 가격을 평균 9%대로 인상한다. 편의점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정통보름달은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허쉬초코샌드는 2200원에서 2400원으로 9.1%, 치즈후레쉬팡은 2500원에서 2600원으로 4.0% 각각 오른다.
앞서 농심은 지난 1일부터 주요 용기면과 스낵, 음료 등 43개 브랜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했다. 코카콜라음료도 같은 날부터 편의점에 공급하는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환타 등 52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7.2% 올렸다. 사조는 지난 3일부터 참치캔과 수산캔 등 주요 가공식품의 출고가를 최대 20%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햇반과 만두, 생선구이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올렸다. 오뚜기는 같은 달 16일부터 카레와 당면, 케첩, 후추 등29개 품목의 출고가를 최대 17% 인상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6월 말 칠성사이다를 비롯한 12개 브랜드 44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5.3% 올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자구 노력을 지속해왔지만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대내외 변수가 지속되고 원가 부담이 이어질 경우 품질 유지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는 사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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