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30억 매물 많은 마·용·성
임대주택 회수 땐 부작용 전망
30억 미만은 세 부담 줄어들어
‘덜 똘똘한 한 채’에 쏠림 우려
초고가 주택 ‘핀셋 증세’ 그쳐
집값 하향 안정 본래 기능 약화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라 종합부동산세 증세 시작점이 시가 약 30억원(거주 1주택 기준)으로 설정되면서 그 근거와 정책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시가 30억원 미만 거주 1주택에 세제 혜택이 집중되면서 15억∼30억원 매물이 많은 마포구 등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임대주택 회수로 인한 전월세난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초고가 주택에 대한 ‘핀셋’ 증세에 그친 탓에 기대수익률을 낮춰 집값을 하향 안정시키는 종부세 본래의 기능도 약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11일 재정경제부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 세제개편안이 시행되면 시가 30억원을 기준으로 종부세가 오르게 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30억원 미만은 오히려 세 부담을 줄여줬다”면서 “30억원부터 40억원까지는 조금만 올라가고, 40억원 이상부터는 과세를 정상화했다”고 설명했다. 시가 30억원 미만(거주용 1주택 기준)에서 종부세가 줄어드는 건 공정시장가액비율이 70%로 오르지만, 기본공제금액이 14억원까지 확대되는 가운데 세율 역시 현행 수준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재경부에 따르면 1주택 기준 시가 30억원의 종부세는 현행 91만원에서 2028년 76만원으로 감소하지만, 시가 35억원은 같은 기간 191만8000원에서 212만4000원으로 증가한다.
문제는 시가 30억원 미만 주택에 세제 혜택이 집중되면서 여러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우선 세제상 불이익을 받게 되는 비거주 1주택자들이 실거주를 위해 기존 임대주택을 회수할 경우, 기존 세입자의 퇴거로 이어지면서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거주 1주택은 기본공제액이 현행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어 거주 1주택(14억원)과 격차가 5억원까지 벌어진다. 실제 ‘토지+자유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2026년 세제개편안 종부세 변화 지도’를 보면 ‘덜 똘똘한 한 채’가 많은 마포·용산·성동구 등에 종부세 부담이 늘어나는 비거주 1주택이 많았다. 1주택 비거주를 기준으로 마포구는 전체 매물의 30.85%에서 종부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용산구와 성동구도 각각 51.44%, 57.58%의 매물에서 종부세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핀셋’ 증세가 시장 안정에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시가 40억원대부터 종부세 부담이 크게 늘면서 초고가 주택의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효과는 있겠지만, 세 부담이 줄어드는 시가 30억원 미만 주택에는 오히려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이 부동산 가격 안정이 아닌 과세 형평성 제고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종부세법 1조는 종부세 부과 목적으로 조세 부담의 형평성 제고와 함께 ‘부동산 가격 안정의 도모’를 명시하고 있다.
세제개편안이 주택이나 금융 정책과 별개로 발표되는 것도 문제다. 실제 이번 세제개편안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 조치가 담겼는데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방안이 검토되는 등 추가 대책이 뒤따르고 있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경영학)는 “초고가 주택은 세금을 강화하면서 30억원 이하는 세 부담을 낮춰주는 등 정부가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보유세 실효세율이 50억원 0.34%, 40억원 0.25%, 20억원 0.15%에 그치는 등 전체적으로 보유세를 조금씩 올릴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거주와 비거주를 나누지 않고 세 부담을 늘리면 임차인을 내쫓아 전월세가 불안해지는 부분도 사라질 것”이라면서 “공공임대 공급이 확대되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된 이후에 실거주에 혜택을 준다면 임차인들의 불안도 어느 정도 흡수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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