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스톤’(Hunger Stone)은 ‘배고픔의 돌’, ‘슬픔의 돌’, ‘기근석’으로 불린다. 유럽의 라인강, 다뉴브강, 엘베강, 모젤강 곳곳에 헝거 스톤 수십 개가 있다. 평상시에는 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 독일과 체코 사이를 흐르는 엘베강에 1616년에 새겨진 ‘내가 보이면 울어라’(Wenn du mich seehst, dann weine)라는 문구가 유명하다. 가뭄으로 인한 흉작, 식량 부족, 굶주림에 대한 경각심을 후손들에게 일깨워주려는 뜻이 담겨 있다. 최근 유럽을 덮친 40도가 넘는 폭염과 최악의 가뭄으로 헝거 스톤들이 다시 수면 위로 나오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유럽 내륙 물류의 대동맥으로 불리는 라인강은 수심이 가장 얕은 독일 카우프 지역 기준으로 수위가 20㎝ 아래로 떨어졌다. 1880년대 이래 최저 수준이다. 유럽 10개 나라를 가로지르는 다뉴브강도 평년 대비 올해 수위가 약 90㎝ 낮아진 상태로, 세르비아에선 강 아래 잠겨 있던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나치 군함 10여 척이 발견됐다. 루마니아는 다뉴브강 수위가 체르나보다 원전 냉각수의 취수구보다 낮아지자 강물 흐름을 바꾸기 위해 암반을 폭파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헝가리는 유일한 원자력발전소인 팍스 원전을 44년 만에 처음으로 가동 중단했다. 물 부족이 에너지 위기로도 번지고 있다.
미국도 최대 규모 저수지인 미드호(湖)의 수위가 317.1m를 기록하면서 1937년 인공 조성 이래 9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 경계에 걸쳐 있는 미드호는 콜로라도강 유역 인구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약 3000만명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저수지다. 잭 슈미트 유타주립대 콜로라도강 연구소장은 “이번 (최저 수위) 기록은 콜로라도강이 전인미답의 영역에 들어서고 있다는 증거”라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경남 창녕 옥천 저수지의 바닥이 드러났다. 밀양에선 농업용수 가뭄 비상 대응 단계가 가장 높은 ‘심각’으로 상향되는 등 남부지방 곳곳이 타들어 가고 있다. 기후변화에 폭염이 일상이 돼 극한 가뭄도 연례행사로 닥칠 듯하다. 자연이 보내는 경고는 갈수록 명확해지는데, 인류의 대응은 너무 안이한 것 같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전 세계 극한 가뭄](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8/10/128/20260810521658.jpg
)
![[주춘렬 칼럼] 위험천만한 부자증세](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8/10/128/20260810521645.jpg
)
![[기자가만난세상] 요즘 경마장 가보셨나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8/10/128/20260810521537.jpg
)
![[김태웅의역사산책] 계용묵의 약자 연민과 생활소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8/10/128/20260810521479.jpg
)


![“해리포터 영화 속 ‘도비 무덤’ 피해주세요”…팬들 요구에 英 전력선 우회 [오늘의world+]](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8/10/300/20260810514128.jpg
)





